김태현, 국민참여재판 거부…반성문 제출 소식에 엄벌탄원서도 잇따라 제출돼

중앙일보

입력 2021.05.28 16:17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지난달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무릎을 꿇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지난달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무릎을 꿇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25)이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첫 재판을 앞두고 4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형량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되는 김태현의 행보에 재판부에는 엄벌탄원서도 잇따라 제출되고 있다.

국민참여재판 거부, “전략적 판단으로 보여”  

'노원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사건 당일인 지난 3월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PC방을 나서고 있다. 독자 제공

'노원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사건 당일인 지난 3월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PC방을 나서고 있다. 독자 제공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태현은 전날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에 서면을 통해 국민참여재판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현의 국선변호인은 “접견에서 피고인과 상의한 끝에 국민참여재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밝혔다.

김태현이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열리게 될 ‘김태현 스토킹 살인 사건’의 재판은 일반 형사재판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사회적 공분을 받는 사건인 만큼 일반 국민의 눈높이를 지닌 배심원들의 판단을 받게 될 경우 피고인에게 더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형량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이 형사재판에 참여하는 제도로, 무작위로 선정된 만 20세 이상의 배심원들이 재판 과정을 함께 지켜본 뒤 피고인의 유·무죄에 대한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한다. 이러한 의견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재판부는 배심원 의견을 참고해 판결을 선고하게 된다.

4차례 반성문 쓴 김태현, 엄벌탄원서도 제출돼

서울북부지법. [연합뉴스]

서울북부지법. [연합뉴스]

김태현에 대한 첫 재판을 앞두고 재판부에는 김태현의 반성문과 더불어 엄벌탄원서 등도 잇따라 제출되고 있다. 김태현은 지난 4월 27일 구속기소 된 이후 지난 11일 재판부에 첫 반성문을 제출했다. 18일에는 두 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써냈고, 재판을 일주일 앞둔 지난 25일에도 네 번째 반성문을 써서 제출했다. 김태현의 국선변호인은 “피고인이 반성문을 제출하고 싶다고 접견에서 말한 적은 있으나 내용과 횟수 등에 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태현의 반성문 제출 소식이 전해진 이후 지난 20일부터는 재판부에 탄원서도 제출되고 있다. 28일 현재까지 재판부에는 11건의 엄벌탄원서와 진정서가 접수됐다. 4명 이상이 제출자로 이름을 올렸으나, 김태현과의 관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피해자 유족이 김태현의 엄벌을 요구하며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추정한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피해자 유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김태현에게 법정최고형에 처해 달라”고 글을 올려 10만 5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은 지난달 27일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죄 등 5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김태현은 온라인게임에서 알게 된 큰딸 A씨가 연락을 차단하자 앙심을 품고 지난 3월 23일 A씨가 거주하는 집을 찾아가 여동생과 어머니, 그리고 A씨를 연이어 살해했다. 이후 김태현은 집 안에 머물며 증거를 인멸하고 자해를 시도하다가 3월 25일 출동한 경찰에 의해 범행현장에서 붙잡혔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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