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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잠겨 646억 날아갔다···中양쯔강 156년만에 최고 수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4일 중국 장시성 지우장시. 호수물이 폭우로 불어나 도로까지 위협하고 있다. [중국신문망 캡쳐]

지난 24일 중국 장시성 지우장시. 호수물이 폭우로 불어나 도로까지 위협하고 있다. [중국신문망 캡쳐]

중국 양쯔강 유역이 예년보다 빨리 홍수기에 돌입했다. 남부 일부 지역은 20일 동안 비가 내리면서 중국 9개 성 79개 하천 지역에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예년보다 한 달 가까이 앞당겨졌다. 강과 호수, 저수지의 수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최악의 홍수 피해가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째 쏟아진 폭우...9개성 79개 지역 홍수 경보 #장시성, 56만 명 이재민ㆍ40만 헥타르 농경지 침수 #中 당국,“예년보다 20여 일 빨라진 홍수...비상 태세” #홍콩 36.1도, 1883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5월 #대만, 56년 만에 최악의 가뭄...반도체 생산도 차질

중국 기상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국 중남부 지역에서 5차례 폭우가 쏟아졌다. 비가 내린 날은 15~20일로 평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26~27일 저장성과 장시성, 푸젠성, 후베이성, 쓰촨성, 구이저우성, 광시성, 윈난성, 티벳 일부 지역 등에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 26일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커우 측량소. 양쯔강의 수위는 5월 중 156년 만에 가장 높은 25.05m를 기록했다. [중국신문망 캡쳐]

지난 26일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커우 측량소. 양쯔강의 수위는 5월 중 156년 만에 가장 높은 25.05m를 기록했다. [중국신문망 캡쳐]

양쯔강이 관통하는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커우 측량소는 26일 156년 만에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양쯔강 수자원 관리 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강 수위는 25.05m를 기록했다. 이는 1865년 수위 관측이 시작된 이래 5월에 기록한 최곳값이다. 현재 양쯔강 중하류 수위는 평년 대비 2.3~4.1m 높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7m 높은 상태다. 이에 따라 양쯔강 유역 기상 센터는 경보 수준인 비상 레벨 4단계 대응을 발령했다.

26일 푸젠성 송시현. 폭우로 도로와 마을 전체가 침수돼 뗏목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신문망 캡쳐]

26일 푸젠성 송시현. 폭우로 도로와 마을 전체가 침수돼 뗏목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신문망 캡쳐]

장시성은 이미 홍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일 시작된 폭우로 포양호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56만 명이 수해를 입었고 40만 헥타르의 농지가 물에 잠겼다. 곳곳의 도로와 마을이 침수돼 학교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경제적 손실은 3억 8000만 위안(646억원)으로 추정됐다. 장시성 쉬허강과 포양호 일대는 매년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20일 가량 빠르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왕웨이위 수자원부 홍수예방부 과장은 “보통 북위 20도가량인 아열대 고압대의 위치가 현저하게 북쪽으로 올라온 데다 세력이 강한 상태에서 북쪽의 찬 공기가 자주 남하하며 강 이남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간 양쯔강 이남 지역에 잦은 폭우가 계속될 예정”이라며 “경보 신호 발령 시 외출을 삼가고 침수 피해 방지에 미연에 대비해줄 것”을 당부했다.

56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대만에서 가장 큰 증문저수지가 말라 붙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봉황망 캡쳐]

56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대만에서 가장 큰 증문저수지가 말라 붙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봉황망 캡쳐]

반면 홍콩과 대만 지역에선 고온과 심한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홍콩 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24일 낮 최고기온이 36.1도로 1883년 관측 이래 5월 중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직전 최고 온도는 1963년의 35.5도였다. 대만은 56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대만 저수지의 저수 용량은 6~30.8%까지 떨어졌다. 호수가 말라 붙었고  대만 최대 반도체 업체인 TSMC의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까지 빚어졌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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