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文, '소통·시민사회·경제' 교체 왜?…이광철·이진석은 또 유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3명의 수석급 인사와 5명의 비서관을 교체하는 내용의 청와대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마지막 임기 1년을 함께 할, 사실상의 마지막 청와대 개편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 수석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박수현 신임 국민소통수석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만호 전 국민소통수석.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 수석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박수현 신임 국민소통수석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만호 전 국민소통수석. 뉴스1

문 대통령은 수석급 중에선 정만호 국민소통수석,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박복영 경제보좌관을 교체했다. 후임에는 각각 박수현 초대 청와대 대변인, 방정균 상지대 사회협력부총장, 남영숙 주(駐)노르웨이 대사가 임명됐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문성과 경험, 역량을 두루 갖춘 분들을 기용해 안정적 국정운영과 함께 새로운 동력을 마련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한 계기로 삼고자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내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금까지 아쉬움을 표해왔던 분야이자 집권 5년차에 중점을 둘 분야에 대한 맞춤형 인사”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한국갤럽의 조사에선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이유로 부동산 등 경제 관련이 39%로 가장 많았고, 불공정ㆍ신뢰부족ㆍ소통미흡 등 소통 관련이 11%였다. 서민대책과 공약 불이행도 4%로 집계됐다.(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문 대통령은 내부회의에서 이런 분야에 대해 여러차례 질타를 했다고 한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시민사회수석· 경제보좌관 내정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시민사회수석· 경제보좌관 내정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청와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생과 경제는 당연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이고, 홍보에 대해선 정부 홍보영상의 조회수가 한 두자릿수에 그치는 상황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날 인사에도 평소 가졌던 불만이 반영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평택항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연이틀 격노(激怒)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며 “특히 ‘과거 시민사회수석 재직 시절 직접 운전해 현장으로 달려갔었다’는 사례까지 언급했을만큼 현장 대응을 강하게 주문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고(故)이선호씨의 빈소를 찾아 “노동자들이 안전에 대한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임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홍보가 일방향 광고라면 소통은 양방향 공감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려면 허리 숙여 국민의 심장에 귀를 정중하게 맞춰야 함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19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당 대변인, 원내대변인, 청와대 초대 대변인 등 소통의 최일선에서 활약했던 인사다.

방정균 시민사회수석은 “특별노동자 문제, 지역대학 문제 등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최대한 현장으로 달려가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여연대에서 사학비리 척결 운동을 주도했던 경력이 있다.

남영숙 경제보좌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ㆍ국제노동기구(ILO) 이코노미스트에 이어 통상교섭본부 자유무역협정교섭관으로 활동한 경제 전문가다. 해외에 체류중인 그는 이날 브리핑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내정하는 등 청와대 수석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열린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인사 관련 브리핑에 신구 수석 및 보좌관이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정만호 전 국민소통수석, 김제남 전 시민사회수석, 박복영 전 경제보좌관. 방정균 신임 시민사회수석, 박수현 신임 국민소통수석.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내정하는 등 청와대 수석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열린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인사 관련 브리핑에 신구 수석 및 보좌관이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정만호 전 국민소통수석, 김제남 전 시민사회수석, 박복영 전 경제보좌관. 방정균 신임 시민사회수석, 박수현 신임 국민소통수석. 뉴스1

이날 함께 발표된 5명의 비서관 인사는 기존 청와대 근무자와 당직자 출신이 다수 포함된 ‘내부 승진용’ 인사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자치발전비서관에 이신남 현 제도개혁비서관을, 제도개혁비서관에는 윤난실 경상남도 사회혁신추진단장을, 일자리기획ㆍ조정비서관에 서영훈 현 선임 행정관을 각각 기용했다. 문화비서관은 이경윤 아시아문화원 민주평화교류센터장이 맡았고, 여성가족비서관에는 정춘생 민주당 공보국장이 발탁됐다. 이중 지방자치와 행정분야의 전면에 배치된 이신남ㆍ윤난실 비서관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한편 검찰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이번에도 유임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실장은 기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 상황 대응 등으로 교체 대상에서 빠졌던 것으로 안다”며 “이광철 비서관의 경우 아직 검찰의 기소가 이뤄지지 않은 의혹 단계에서 교체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소가 이뤄지 뒤에는 고민이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연합뉴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연합뉴스]

이 실장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지난달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이 비서관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