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보랭박스·종이테이프…포장·배송도 친환경 경쟁

중앙일보

입력 2021.05.28 06:00

마켓컬리가 선보인 재사용 보랭 박스 '컬리 퍼플 박스'. [사진 마켓컬리]

마켓컬리가 선보인 재사용 보랭 박스 '컬리 퍼플 박스'. [사진 마켓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한 가운데 포장·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아이디어 경쟁이 시작됐다. 최근 재계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기조에 부합하는데다 친환경 소비에 관심 많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스티로폼 대신 재사용 상자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특히 신선식품을 배송할 때 쓰는 보랭(保冷)상자의 재활용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스티로폼 상자 대신 재사용이 가능한 ‘프레시백’으로 신선식품을 배송한다. 구매 고객이 상품을 받은 뒤 프레시백을 문 앞에 내놓으면 배송 직원이 다음 배송 때 이를 회수해간다. 수거한 보랭백은 세척 후 살균해 다시 사용한다. 이달부터 마켓컬리도 냉장·냉동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재사용 보랭상자 ‘컬리퍼플박스’를 도입했다. 1만5000원에 별도 판매하는 제품으로 고객이 문 앞에 이 상자를 두면 배달원이 주문 상품을 이 상자에 넣어준다. 박스를 구매하지 않은 고객은 기존처럼 종이 상자로 상품을 배송한다.

쓱(SSG닷컴)은 지난해부터 ‘에코(ECO)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스팩 안에 물과 광합성 미생물(PSB)이 들어있는데 이 미생물은 유기물 분해와 수질 정화, 악취 저감 기능이 있어 친환경 농사나 수족관 청소에 많이 쓰인다. 가정에선 식물을 심은 화분에 부어 천연 영양제로 쓸 수 있다. 재생지로 만들어진 팩은 쓰레기를 버릴 때 종이류로 배출하면 된다.

롯데케미칼과 한국컨테이너풀(KCP)이 제작한 ‘EPP(Expanded Poly Propylene, 발포폴리프로필렌) 배송용 보냉박스’. 재활용·재사용이 가능하다. [사진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과 한국컨테이너풀(KCP)이 제작한 ‘EPP(Expanded Poly Propylene, 발포폴리프로필렌) 배송용 보냉박스’. 재활용·재사용이 가능하다. [사진 롯데케미칼]

신선식품 배송 시장을 겨냥해 석유화학업계가 친환경 보랭상자를 개발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물류업체 한국컨테이너풀과 손 잡고 재활용·재사용이 가능한 발포폴리프로필렌(EPP) 보랭상자를 출시했다. EPP는 기존 스티로폼 소재의 특성을 보완한 소재로 원하는 모양으로 제작하기 쉽고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EPP 보랭상자는 기존 유통업체들이 사용하는 종이 상자나 스티로폼 상자보다 보랭 성능이 우수하고 반복 사용이 가능하며 재활용하기 쉽다”며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제품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생분해 비닐·종이테이프도 등장

퍼시스그룹의 수면 전문 브랜드 슬로우는 지난 3월부터 제품 포장시 비닐 테이프 대신 종이 테이프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 퍼시스그룹]

퍼시스그룹의 수면 전문 브랜드 슬로우는 지난 3월부터 제품 포장시 비닐 테이프 대신 종이 테이프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 퍼시스그룹]

최근 온라인 판매량이 늘어난 가구업계도 친환경 포장을 늘려가고 있다. 퍼시스그룹의 수면 전문 브랜드 슬로우는 지난 3월부터 제품의 포장과 배송에 쓰이는 비닐을 산화 생분해성 소재로 바꿨다. 산화 생분해성 비닐은 재활용이 가능한데다 일반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비닐보다 분해 속도가 빠르고 무게당 탄소 발생량도 약 75% 적다. 슬로우는 제품을 포장할 때도 비닐테이프 대신 종이 테이프를 사용한다. 천연 크라프트지와 전분으로 만들어 유해 물질이 없고 재활용이 가능하다.

현대리바트는 가구를 배송할 때 제품의 모서리 부분과 빈 공간에 재생종이 완충재를 넣는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제품 파손을 막기 위해 스티로폼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100% 재생종이로 만든 완충재를 쓰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올해 스티로폼 사용량을 11.7톤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된 택배상자는 33억7367개로 2019년과 비교해 21% 증가했다. 국민 1인당 택배 이용횟수는 연간 기준 65.1회로 2019년보다 11.3회 늘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최근 ESG 경영 기조에 따라 택배 쓰레기 감축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며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제품 구매시 친환경적 요소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 마케팅 차원에서도 친환경 포장·배송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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