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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정장 아니라 MZ세대 新사복…올 셋업룩 21배 팔렸다

중앙일보

입력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텐먼스가 올 봄·여름 출시한 셋업룩.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텐먼스가 올 봄·여름 출시한 셋업룩.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상·하의를 세트로 맞추는 ‘셋업룩(setup look)’이 뜨고 있다. 사무실 ‘아저씨 정장’ 혹은 제복·유니폼·교복이 아니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사복 패션으로 인기다. 가벼운 소재에 달라붙지 않는 디자인 등 셋업룩 자체가 캐주얼하고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출근이나 결혼식 등 행사 참석 뿐 아니라 집 앞에 잠깐 나갈 때에도 위·아래를 맞춰 입는 트렌드가 늘어나고 있다.

올봄·여름 셋업룩 매출 21배 급증

텐먼스에서 판매 중인 린넨 셋업 수트는 올 여름 베스트셀러 상품이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텐먼스에서 판매 중인 린넨 셋업 수트는 올 여름 베스트셀러 상품이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 플랫폼 하고(HAGO)에 따르면, 올봄·여름 ‘셋업’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해 가을·겨울 대비 3배 늘었다. 실적 호조는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3개월간 셋업룩 매출은 이전 3개월(지난해 12월~올해 2월)과 비교해 21배 급증했다. 브랜드 중에서 앤니즈·링서울·앤오르·리이·드팜므의 셋업이 잘 팔리고 있다. 하고 관계자는 “린넨 소재 셋업 수트가 인기를 끌면서 정장뿐 아니라 캐주얼 분야에서도 셋업 스타일링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주목받는 무신사 스토어에서도 지난 한 달간 ‘셋업’ 또는 ‘셋업 수트’ 키워드는 약 30만 번 검색됐다. 브랜드 스파오·라퍼지스토어·엄브로 등의 제품이 인기다. W컨셉에서 ‘셋업’ 은 올 봄·여름 상위 30위 안에 드는 주요 키워드가 됐다.

린넨 셋업 수트 올여름 베스트셀러   

브플먼트에서도 올봄 크롭 기장의 셋업 수트가 출시 한 달 만에 재주문에 들어갔고, 재주문 물량까지 완판됐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브플먼트에서도 올봄 크롭 기장의 셋업 수트가 출시 한 달 만에 재주문에 들어갔고, 재주문 물량까지 완판됐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텐먼스는 재킷과 통이 넉넉한 스타일의 바지로 구성된 ‘마스터핏 수트’의 인기로 지난해 목표 매출액을 4배 초과 달성했다. 올해 3~5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 증가했다. 현재는 린넨 소재로 만들어진 셋업 수트가 베스트셀러다. 크롭 재킷(짧은 기장의 재킷)과 버뮤다 팬츠(무릎 기장의 바지) 셋업의 경우 출시 한 달 만에 재고의 70%가 판매됐다.

MZ세대를 겨냥해 지난해 말 론칭한 브플먼트에서도 올봄 짧은 기장의 셋업 수트가 출시 한 달 만에 재주문에 들어갔고, 재주문 물량까지 완판됐다. 여름용으로 선보인 반팔 재킷 셋업 수트는 출시 직후 재주문됐다.

라퍼지 스토어의 오디너리 셋업은 자유로운 활동성을 보장하는 반소매 아노락과 숏 팬츠로 구성됐다. 사진 무신사

라퍼지 스토어의 오디너리 셋업은 자유로운 활동성을 보장하는 반소매 아노락과 숏 팬츠로 구성됐다. 사진 무신사

스페인 SPA 브랜드 자라 관계자는 “올해는 유독 셋업 제품을 찾는 고객이 많은데, 특히 정장 스타일이 아닌 캐주얼 셋업에 대한 고객 반응이 좋다”며 “수트 셋업 뿐만 아니라 티셔츠 셋업, 짧은 기장의 블레이저(색상이나 무늬로 포인트를 준 재킷), 넉넉한 품의 블레이저 등 다양한 핏에 대한 구매 문의가 많다. 과거에는 셋업이 회사원을 위한 옷으로만 생각되었다면 이제는 패션 인플루언서 등의 영향으로 다양한 제품이 인기다”라고 설명했다.

“셋업룩 편한 데다 멋스러워”  

SPA 브랜드 자라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색상, 디자인, 소재의 셋업룩. 사진 자라

SPA 브랜드 자라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색상, 디자인, 소재의 셋업룩. 사진 자라

패션 전문가들은 셋업룩이 상·하의를 맞추는 수고를 덜어주는 데다 멋스럽기까지 해 MZ세대를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배다영 무신사 패션 에디터는 “셋업 스타일링은 위·아래 어떤 옷과 맞춰입을지 고민을 덜어주는 데다 갖춰 입은 인상으로 멋스럽다”며 “최근엔 편안한 소재로 구성된 운동복 느낌의 셋업, 여름에 착용하기 좋은 나일론 소재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옷은 한 가지 색으로 단순하게 입되 운동화, 모자 등 액세서리에 힘을 주는 경향도 강해졌다. W컨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집 근처에서 편하게 입는 옷들이 인기를 끌면서 옷에서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반대로 액세서리·슈즈·모자 등 잡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트 또는 단품 ‘따로 또 같이’ 활용도 높아”  

스튜디오 톰보이는 올 여름 화이트·베이지·체크 패턴 등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반바지 셋업 수트를 선보였고, 대부분 출시 한달만에 완판됐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스튜디오 톰보이는 올 여름 화이트·베이지·체크 패턴 등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반바지 셋업 수트를 선보였고, 대부분 출시 한달만에 완판됐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이 때문에 각 브랜드는 단순하고 편안한 느낌의 셋업룩 공략에 나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올여름 시즌 셋업 상품 수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 늘렸다. 덕분에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하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셋업은 어떤 옷을 맞춰입을지 고민을 덜어줄 뿐 아니라, 한 벌로 입거나 각각의 옷을 활용할 수도 있어 사랑받고 있다”며 “올 여름에는 저지(jersey·가볍고 신축성이 있는 직물) 소재의 티셔츠·반바지 셋업을 비롯해 넉넉한 크기의 재킷과 허리 부분에 주름이 잡힌 반바지, 목 부분 깃(칼라)을 잠그기도 하고 넓게 열어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셔츠와 반바지 셋업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데님·스커트·블라우스 셋업도 등장

여성복 지컷이 출시한 데님, 스커트 셋업.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여성복 지컷이 출시한 데님, 스커트 셋업.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셋업 스타일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는 지난 봄 시즌 블랙 셋업 수트 이후로 올 여름 화이트·베이지·체크 패턴 등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반바지 셋업을 선보였고, 대부분 출시 한달만에 완판됐다.

여성복 지컷은 연한 색상의 청 재킷과 반바지 셋업부터 여성스러운 스커트와 블라우스 셋업을 선보였다. 텐먼스 역시 허리 라인이 들어간 반팔 재킷과 밑으로 퍼지며 주름이 잡힌 플레어스커트 셋업을 새롭게 출시했다. 스커트 셋업의 경우 한 벌로 입으면 원피스처럼 연출이 가능하다.

엄브로의 액티브 컬렉션에 포함된 클래식 셋업은 반팔 아노락과 클래식 웜업 재킷, 숏 팬츠로 구성됐다. 사진 무신사

엄브로의 액티브 컬렉션에 포함된 클래식 셋업은 반팔 아노락과 클래식 웜업 재킷, 숏 팬츠로 구성됐다. 사진 무신사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복고 열풍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데님(청 소재) 셋업의 경우 캐주얼하면서 편안한 느낌을 주는 스타일로 2030 세대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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