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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쾅’ ‘타완’ 그 뜻이었어? 성매수 1만명 취향 저격한 그놈들

중앙일보

입력

수도권 일대 오피스텔에서 외국인 여성을 고용해 기업형 성매매 영업을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고객 관리도 기업형으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형’ 성매매 조직 수법 보니

새벽에 성매매 수익금을 걷으러 가는 조직원. 택배기사로 위장했다.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새벽에 성매매 수익금을 걷으러 가는 조직원. 택배기사로 위장했다.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에 구속된 30대 총책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도 용인·이천 등 수도권 오피스텔 9곳에 49개 호실을 빌려 동남아 국적 외국인 여성을 다수 고용해 성매매 영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적인 운영을 위해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면서도 ‘행동 강령’이 있었다고 한다. “출퇴근할 때 스타렉스·카니발 등 경찰차가 있는지 확인하라” “경찰이 나타나면 자료가 담긴 외장 하드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라” 등과 같은 내용이다.

이들은 지난 2월 8일 경찰 단속에 한 번 걸린 뒤에는 성매매가 이뤄진 오피스텔에 들러 성매매 수익금을 걷을 때 새벽 배송기사로 위장하기도 했다. 헬멧과 택배기사 조끼를 입은 채 택배박스를 손에 들고 이동한 것이다. 또 건물 7층에 있는 콜센터를 갈 때는 3층에서 내려서 걸어가곤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에) 혼란을 주기 위해서 이들이 이렇게 행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매매로 개인정보 노출” 

1만3000여건이 넘는 성매매 관련 정보.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1만3000여건이 넘는 성매매 관련 정보.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이들이 성매수 남성들도 철저하게 관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손님 목록을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었는데, 이들이 자체적으로 관리한 성매매 건수만 1만3000여건에 이른다. 특히 ‘문쾅(성매매 여성이 마음에 들지 않아 화가 난 손님)’ ‘기완(기존 손님)’ ‘타완(다른 업소 출입 손님)’ 등처럼 성매수 남성의 정보를 상세하게 기록했다.

경찰이 확보한 DB에 따르면 이들은 성매매 일자와 성매수 남성의 휴대전화 번호 등을 보관했다. 그 옆에는 ‘주간할인’ ‘공무원 완’ 등과 같은 문구나 성매수 남성들의 성적 취향으로 추정되는 한글 자음 등도 함께 적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관리했던 번호는 성매수 남성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번호”라며 “일당이 DB의 세부 내용에 대해 진술을 하지 않아 조만간 혐의자를 불러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성매매를 통해 개인정보가 노출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들이 타 조직에서 받아 가지고 있던 성매수 남성의 개인정보까지 합치면 6만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건당 1원인 개인정보가 0.2원이나 0.5원에 팔리고 있다”며 “성매수를 하면 개인정보가 팔린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 개 조직이 이 정도인데, 다른 조직까지 고려하면 노출되는 개인정보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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