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양극화…떠나간 마트 손님은 돌아오지 않네

중앙일보

입력 2021.05.2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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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온라인에서 생필품 등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면서 대형마트와 SSM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고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 [뉴스1]

온라인에서 생필품 등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면서 대형마트와 SSM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고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 [뉴스1]

서울 동작구에 사는 박은경(40)씨는 지난해 주로 온라인으로 장을 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동네 대형마트도 가기 꺼려졌기 때문이다. 박씨는 “온라인이 할인도 많은 데다 실제 이용해 보니 배송도 빠르고 믿을 만한 업체도 많아져 계속 이용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끝나도 적어도 생필품은 계속 온라인으로 살 것 같다”고 했다.

백화점 명품의 힘, 4월 매출 35%↑
대형마트·SSM 작년보다도 줄어
온라인 소비도 두자릿수 증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같은 오프라인 상권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5개 핵심 유통업체 전체 매출에서 오프라인 업체가 차지한 비중은 51.7%였다. 1년 전(52.8%)보다 1.1%포인트 줄었다. 3월에 오프라인 업체 매출 비중이 1년 전보다 1.3%포인트(50.8% → 52.1%)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4월 오프라인 매장 매출 증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4월 오프라인 매장 매출 증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오프라인 업체 매출은 회복 추세였다. 설 명절 특수가 있었던 지난 2월(14.3%)에 오프라인 업체 매출 상승 폭이 올해 들어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완화하면서 3월(21.7%)에는 매출 증가 폭이 더 늘었다. 하지만 상승세는 지난달부터 주춤했다. 4월(11.2%)에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증가가 이어졌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4월 오프라인 업체 매출이 큰 폭(-5.5%) 감소한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그리 큰 증가로 보기 힘들다. 반면 온라인 업체 매출은 2월(5.5%)에 잠시 주춤했지만, 3월(15.2%)과 지난달(16.5%) 다시 두 자릿수 상승했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업체는 코로나19 영향에 지난해 3~4월에도 매출 상승세가 컸다. 그런데도 올해 다시 큰 폭 매출 증가를 더 했다.

온라인-오프라인 매출 구성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온라인-오프라인 매출 구성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오프라인 유통 업태별로도 사정이 다르다. 온라인 업체 성장에 가장 직격탄을 맞은 것은 대형마트와 SSM이다. 지난달 대형마트(-2.8%)·SSM(-11.7%) 모두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SSM은 올해 들어 매출이 전년 대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형마트도 설 명절 특수가 있었던 2월에 매출이 크게 증가했지만 지난달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이런 부진은 주요 매출원이었던 생필품과 신선식품 구매 고객 상당 부분을 온라인과 편의점에 빼앗긴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SSM의 일상·생활용품과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3.5%, 11.5% 감소했다. 대형마트의 가정·생활 제품과 식품 매출도 지난해 4월과 비교해 10.3%, 2.5% 줄었다.

반면 백화점은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백화점 매출은 지난 2월(39.6%)·3월(77.6%)·4월(34.5%) 모두 폭발적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명품 등 고가 제품이 매출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백화점의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57.5% 급증했다. 남성의류(31.9%)·여성정장(30.4%) 매출도 지난해보다 모두 크게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왕 밖에서 돈을 쓸 바에야 백화점에서 주로 비싼 물건을 사고, 생필품은 온라인이나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식으로 소비 패턴이 변하다 보니 대형마트와 SSM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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