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풍 테마파크 ‘피노키오와다빈치’가 문을 열었다. 경기도 가평의 프랑스풍 테마파크 ‘쁘띠프랑스’ 옆자리다. 지도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나란한 것처럼,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본뜬 테마파크도 사이좋게 청평호를 내려다본다. 두 마을 모두 유명 동화를 구현했다.
청평호 언덕 이탈리아 테마파크 #‘피노키오와다빈치’ 손님맞이 #동화 속 피노키오의 모험 재현 #개장 전 드라마 ‘빈센조’ 촬영도
프랑스 & 이탈리아
쁘띠프랑스는 기업인 출신 한홍섭(75) 회장이 평생 모은 재산과 맞바꾼 꿈의 현장이다. 1970년대부터 100번 넘게 프랑스를 드나들면서 그림·조각·오르골·그릇·인형·가구 등을 사 모았고, 그 물건으로 2008년 프랑스풍 테마파크를 열었다. 그는 아직도 쁘띠프랑스 전시물이 정확히 몇 개인지 모른다.
이탈리아 테마파크 ‘피노키오와다빈치’도 한 회장이 손수 일궜다. 쁘띠프랑스 개장 이후 십수년간 이탈리아 구석구석을 다니며 물건을 사 모았다. 토스카나 지방에선 카라라 대리석 작품을 샀고, 베네치아에선 카니발 가면을 샀다. 3000만원이 넘는 바로크풍 가구와 무게가 1t이 넘는 대리석 조각도 샀다. 그렇게 사 모은 물건이 2500점이 넘었다.
2019년 공사에 들어갔다. 쁘띠프랑스 뒤편 산을 깎아서 터를 닦았다. 그때는 코로나 사태 같은 악재는 상상도 못 했다.
“지난 1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쁘띠프랑스 입장객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니까요. 그래도 꿈을 미룰 순 없었습니다. 얼마나 더 산다고 내일을 기다리겠습니까.”
피노키오의 모험
한 회장은 이탈리아 테마파크를 개장하기 전에 콜로디 재단과 제휴를 맺었다.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콜로디의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옮겨 놓기 위해서다. 피노키오와다빈치는 콜로디 재단과 정식 제휴를 맺은 국내 유일의 테마파크다. 쁘띠프랑스도『어린 왕자』의 생텍쥐페리 재단과 정식 제휴를 맺은 국내 유일의 테마파크다.
한 회장은 『피노키오의 모험』을 펴낸 해외 출판사 네 곳과도 일러스트 저작권 계약을 했다. 피노키오 모험관에는 8개 전시관에서 동화 속 장면을 하나씩 재현하고 있다. 차례대로 전시관을 둘러보면 동화책 한 권을 읽는 셈이 된다.
테마파크 입구에 우뚝 선 피노키오 동상은 높이가 무려 10.8m다. 동상을 지나 마을에 들어서면 ‘제페토 골목’이 이어진다. 기억나시는지. 동화에서 나무를 깎아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 목수 이름이 제페토다.
드라마 ‘빈센조’ 촬영지
‘피노키오와다빈치’의 주인공은 둘이다. 하나가 피노키오고, 또 다른 하나가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다. 한 회장은 “피노키오와 다빈치 모두 아이들에게 상상력 불어 넣어주는 아이콘”이라고 설명했다.
다빈치 광장 오른쪽 건물이 다빈치 전시관이다. 8개 전시실에 전시물 100여 점이 있는데, 다빈치의 설계도를 재현한 전시물 50여 점이 눈길을 끈다. 로비에 비행체 모형 네댓 개가 매달려 있다. 박쥐를 닮았는데, 실제로 다빈치는 박쥐를 해부해 비행체를 설계했다고 한다. 세계 최초로 자전거를 고안한 사람이 다빈치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최근 종영한 TV 드라마 ‘빈센조’가 개장하기 전 피노키오와다빈치에서 여러 장면을 촬영했다는 건 아시는지. 실제 이탈리아에서 촬영한 장면과 섞여 들어가 미리 말해주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렵다. 아직은 개장 직후여서 공연 프로그램과 안내 시설이 부족하다. 개장 이벤트로 쁘띠프랑스 통합 이용권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가평=글·사진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