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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한연구소 연구비 지원 논란…공화당 "파우치 해임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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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 [AF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 [AFP=연합뉴스]

미 공화당이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을 해임하라고 백악관을 압박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가 해당 연구소에 연구비를 지원한 것을 놓고 파우치 소장이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내 감염병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파우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도 여러차례 해고 위협을 받았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코로나19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25일 미 연방 상원 의회 세입세출위원회에 출석해 NIH가 비영리기구인 에코헬스동맹을 통해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60만 달러(약 6억 7000만원)를 5년에 걸쳐 지원하기로 결정했지만 지금은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원금은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예측력 높이고, 전이에 대항하는 수단 찾기 위해 바이러스의 전염력을 높이거나 치명적으로 만드는 '기능 강화(gain of function·GOF)' 실험에 사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파우치는 지난 11일 상원 청문회에서도 랜드 폴(켄터키) 공화당 상원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그는 NIH의 지원금이 GOF 실험에 들어갔다는 폴 의원의 지적에 대해 "NIH는 우한연구소에 GOF 자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며 "완전히 틀렸다"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지난 2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앤디 슬래빗 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이 "코로나19의 진상을 규명해야 하며 중국에 투명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발표한 이후 파우치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26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은 파우치의 전날 발언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들이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 기능 강화 연구를 위해 지원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다.

파우치는 "과학자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며 "결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자국 과학자나 WHO에 영향력을 미쳤을 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도 중국 정부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하다며 자신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파우치의 이런 말 바꾸기를 지적하며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워런 데이비슨(오하이오) 하원의원은 최근 '무능한 파우치의 조기 해임을 요구한다(Fauci Incompetence Requires Early Dismissal Act)'는 법안을 발의했다. 데이비슨 의원은 성명에서 "파우치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고별 연설에서 언급한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아이젠하워는 과학기술 엘리트들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이 나라를 쥐락펴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공화당은 파우치가 마스크 지침을 놓고도 미국인을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파우치가 지난해 3월 초 "미국에서 지금 당장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던 대목이다. 그는 보건의료 종사자에게 마스크가 우선 지급돼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공화당에서는 그가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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