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달라졌다···조국 의혹 비판, 윤석열·이재명에도 맹공

중앙일보

입력 2021.05.27 15:39

업데이트 2021.05.27 15:54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 사회의 공정 문제'를 거론하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27일 출간된 대담집『이낙연의 약속』에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에서 '이낙연의 약속'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에서 '이낙연의 약속'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전 대표는 책 속에서 “실제 생활에서 공정이 지켜지지 못해 분노하는 경우가 많다”며 “입시의 경우 논문의 제1저자 등재나 특정 계층의 학생들만이 부모 찬스를 이용해 인턴을 하는 이런 조건은 공평한 제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이런 곳에서 인턴 하기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접근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에선 허위 인턴확인서 발급, 고교 시절 논문 제1저자 등재 등 의혹이 핵심 쟁점이 됐다.

이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을 포함해 그동안 ‘조국 사태’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그런 그가 비판적 발언을 시작한 배경엔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잠행 기간에 만난 청년들의 생각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청년들께 더 이상 상처를 드리지 않기 위해서 특혜로 보일 만한 일들은 골라낼 필요가 있다”며 “사회 각 분야마다 예외 없이 있는 제 식구들끼리 서로 돕는 문화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을 만나서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참 몰랐구나 생각하며 부끄러웠다”며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아닌 청년에 의한 정책을 만들겠다”는 말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여야의 대선 경쟁자들을 상대로도 공세적인 비판을 시작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잠행하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야권의 앞서가는 주자(윤석열)는 빨리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본인 내면에 무엇을 담고 있는지 드러냈으면 좋겠다”며 “숨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건 당당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 속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도입을 주장하는 기본소득제를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복지제도가 사각지대의 빈틈이 생기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 하는 현상이 벌어지니 기본소득 논의에 일정한 토양이 형성된다”며 “그럴 바엔 ‘다 주자’라는 건데 막상 그걸 하려고 보면 사실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한 달에 50만원씩 다 주려고 하면 기업과 가계가 세금을 두 배로 내야 하는데 50만원으로 최소한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민소득 8만 달러가 넘는 스위스에서도 기본소득제가 부결된 바 있다”며 “그보다는 사회복지체계를 충실히 하는 ‘신복지제도’로 기본소득 이상의 효과를 얻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책 속에 담았다. “경제 수축의 시기가 되면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하니 편을 가르고 포퓰리즘으로 선동하는 말에 더 솔깃해지게 된다”며 “그게 민주주의와 복지사회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야권으로부터 '포퓰리스트'로 공격받는 이 지사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 측에선 “최근의 공세적인 태도는 하락세가 이어지던 지지율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리얼미터가 27일 발표한 5월 차기 대통령선거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지난달보다 2.1%포인트 오른 11.1%를 기록했다. 지난 1월 두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낸 뒤 하락을 거듭해온 지지율에 반등의 기미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의 한 참모는 “당 대표 때는 본인의 생각을 온전히 말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소신발언을 늘려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자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 참고)

송승환 기자 song.seunghw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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