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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신생아 집단감염 3명 사망…당국은 '쉬쉬' 은폐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월 초 소독 관리 소홀로 신생아 감염 사고가 발생한 네이멍구 어얼둬쓰 중심병원의 신생아실. [사진=어얼둬쓰시 중심병원 웨이보]

지난 4월 초 소독 관리 소홀로 신생아 감염 사고가 발생한 네이멍구 어얼둬쓰 중심병원의 신생아실. [사진=어얼둬쓰시 중심병원 웨이보]

지난달 초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어얼둬쓰(鄂爾多斯)시의 한 대형병원에서 신생아 집단 감염이 발생해 9명이 감염되고 3명이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병원의 위생 관리 소홀로 일어난 이번 사고를 중국 의료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비공개’로 분류한 사실이 드러나 은폐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네이멍구 병원내 신생아 감염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통지한 중국 보건당국 내부 문건. 문서 말미의 정보공개형식 부분에 ″비공개″라고 적시되어 은폐 논란이 일고 있다. [신경보 홈페이지]

지난달 발생한 네이멍구 병원내 신생아 감염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통지한 중국 보건당국 내부 문건. 문서 말미의 정보공개형식 부분에 ″비공개″라고 적시되어 은폐 논란이 일고 있다. [신경보 홈페이지]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는 25일 푸젠성 푸저우시 융타이(永泰)현위생건강위가 게재한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판공청이 네이멍구 자치구 어얼둬쓰시 중심병원 발생 신생아 감염폭발 사건 통보에 관한 전달 통지(이하 통보)’란 제목의 내부 문건을 인용해 감염 사건을 보도했다.

신생아 중환자실서 병원 과실로 9명 감염 #내부문건에 '정보공개형식=비공개' 명시 #한달 만에 정보 유출, 신문 폭로로 알려져

통보에 따르면 2021년 4월 5일부터 12일 기간에 시 중심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11명 가운데 9명에게서 발열과 감염성 쇼크 증상이 발견됐으며 그중 3명의 신생아가 결국 숨졌다. 이들 신생아는 전문가 조사 결과 장흡착성대장균(EAEC)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의 원인으론 병원 측의 위생관리 소홀이 지목됐다. 특히 청명절 연휴 기간(4월 3~5일) 단 1명의 환경미화원에게 중환자실(ICU) 소독 작업을 맡기는 등 관리가 극히 부실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4월 5일 첫 신생아 감염이 발생했으며 7일 두 번째, 10일 3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고, 11일에는 다시 3명의 감염자와 첫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즉시 해당 보건 당국에 보고하지 않는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위건위는 해당 병원의 신생아 병실을 폐쇄하고 개선을 명령했으며 병원의 당서기와 병원장 및 책임자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

지난달 발생한 네이멍구 병원내 신생아 감염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통지한 중국 보건당국 내부 문건이 유출된 푸젠성 푸저우시 지방 정부의 '신용중국' 공식 사이트. [출처=신경보 홈페이지]

지난달 발생한 네이멍구 병원내 신생아 감염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통지한 중국 보건당국 내부 문건이 유출된 푸젠성 푸저우시 지방 정부의 '신용중국' 공식 사이트. [출처=신경보 홈페이지]

하지만 국가위건위 판공청은 4월 25일 각 지방 위건위에 보낸 내부 문건의 ‘정보공개형식’을 ‘비공개(不予公開)’로 분류했다. 한 달이 지난 25일 푸젠성의 말단 지방 정부가 ‘부주의한 유출’로 문건은 공개됐고, 이를 중국 매체가 찾아내 알리면서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베이징 신경보는 26일 네이멍구 신생아 감염 사건을 보도하면서 ‘비공개’가 적시된 정부 내부 문건을 인터넷에 그대로 게재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SNS에 “비공개 문건을 공개하면 비밀누설죄? 누군가 또 처벌을 받겠군”이라며 과도한 정보 통제를 조롱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08년 9월 시안 자오퉁대학 부속병원 신생아 병실에서 역시 관리 부실로 감염 사고가 발생해 신생아 8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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