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에 "돈줄게 옷 벗어"…게이츠 '금고지기' 성추행 폭로

중앙일보

입력 2021.05.27 12:03

업데이트 2021.05.27 16:59

빌 게이츠의 '금고지기'로 유명한 마이클 라슨(61)이 회사 직원들을 성적으로 모욕하고 문제가 되자 회삿돈으로 입막음하려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게이츠의 이혼 발표 뒤 그와 측근들의 불미스런 행각이 속속 폭로되는 모양새다.

라슨은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사를 운영하면서 27년간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의 막대한 재산을 관리해왔다. 이 기간 게이츠의 재산은 100억 달러에서 약 1300억 달러(약 145조원)로 늘었다.

27년간 빌 게이츠의 자금을 관리한 마이클 라슨[트위터]

27년간 빌 게이츠의 자금을 관리한 마이클 라슨[트위터]

투자에서 성과를 내면서 라슨은 게이츠의 강력한 지원을 받았다. 그 결과 라슨이 직원들에게 문제 발언을 일삼는데도 사내에는 차마 그를 거스를 수 없는 '공포 문화'가 조성됐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수년간 캐스케이드 직원 4명을 포함해 적어도 6명이 게이츠에게 라슨과 관련된 불만을 토로했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라슨은 공개적으로 여직원에 대해 외모에 대해 언급하고, 여성의 나체 사진 등을 직원들의 휴대전화로 보내기도 했다.

직장 크리스마스 파티에선 남자직원들에게 여성 동료들을 가르키며 "저들 중 누구랑 섹스하고 싶은가" 물었다고 한다. 또 체중 감량에 들어간 여직원을 향해선 "날 위해 살을 빼고 있느냐"고 하기도 했다. 캐스케이드에서 일했던 또 다른 여성은 "라슨이 내게 돈을 주면 옷을 벗겠느냐고 물어봤다"고 털어놨다.

빌 게이츠(사진)의 금고지기 노릇을 한 마이클 라슨이 과거 성적, 인종적 차별발언을 일삼고 입막음 대가로 돈을 주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빌 게이츠(사진)의 금고지기 노릇을 한 마이클 라슨이 과거 성적, 인종적 차별발언을 일삼고 입막음 대가로 돈을 주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인종차별 발언 의혹도 불거졌다.

한번은 라슨이 직원들에게 "투표하러 가기 가장 좋은 때가 언제인가"라고 묻자 흑인인 스테이시 이바라는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는 아침에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라슨은 "그런데 넌 빈민가에 살고 있고, 흑인들이 투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두 안다"는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 이직하려는 직원에게 앙심을 품고 그 직원이 옮겨 가려는 회사 주식을 숏 셀링(공매도)하기도 했다고 당시 직원들은 전했다.

이런 행동들이 문제가 되자 캐스케이드 측은 직원 7명에게 '입막음' 조로 돈을 건네고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동의를 받았다.

NYT의 보도와 관련해 라슨의 대변인을 맡은 크리스 지글리오는 "라슨은 직원 380여명을 관리했는데 라슨과 관련된 민원은 5건도 되지 않았다"면서 "어떤 불만 사항도 조사를 거쳤으며 충분히 검토됐다"고 말했다.

NYT는 앞서 16일 라슨이 한 여성에게 성폭력을 가했고, 피해 여성이 게이츠 부부에게 편지를 보내 도움을 호소했지만 게이츠가 이를 무마했다고 보도했다. 부인 멀린다는 이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남편과 불화를 빚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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