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가 말하는 주식 투자에 맞는 성격은 ESTJ

중앙일보

입력 2021.05.27 11:00

투자하는 인간, 호모 인베스투스의 시대. 주식시장의 향방에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선다.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89포인트(0.09%) 내린 3,168.43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투자하는 인간, 호모 인베스투스의 시대. 주식시장의 향방에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선다.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89포인트(0.09%) 내린 3,168.43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주식 투자에 걸맞는 성격이 따로 있을까, 투자 손실 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존버’를 하기 위한 마인트 콘트롤 방법은….

이런 질문에 대한 정신과 의사의 조언이 책으로 나왔다. 박종석(40) 연세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이 쓴 『살려주식시오』(위즈덤하우스)다. 박 원장은 “주식시장 활황 여파로 상대적 박탈감과 자책감, 우울감, 불안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 원장 자신도 2015년 마이너스 통장까지 동원해 3억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79%의 손실을 입었던 경험자다. 당시 그는 우울증에 빠진 의사로 통했고, 결국 근무하던 병원에서 해고 통보까지 받았다. 그는 “같은 고통을 경험했던 주린이 동료로서 견디고 나아가는 법을 나누고자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가 전하는 ‘주식 투자 심리의 법칙’은 이렇다.

◇투자에 적합한 MBTI는?

주식투자에 가장 적합한 유형은 ESTJ이고, ENTJ가 두 번째로 적합한 유형이라고 본다. 임기응변 스타일의 인식형(P)보다 계획적인 판단형(J)이 중장기 투자에 적합한 성격이다. 감정에 치우치는 감정형(F)보다는 사고형(T)이 데이터나 숫자, 확률과 통계에 훨씬 친숙하다.

또 자신의 실수를 반복적으로 자책하며 후회하는 내향형(I)보다는 외향형(E)이 장기적인 투자에 더 잘 맞는다. 감각형(S)은 이미 알려진 종목에 재무제표나 실적에 근거한 투자를 할 성격이고, 직관형(N)은 때론 과감하게 가치성장주에 투자할 성격이다.

ENTJ의 경우 인정욕구가 있어 수익을 크게 본 지인에 대한 부러움ㆍ열등감을 느낄 때가 많다.

◇도파민형보다는 세로토닌형

투자성격은 도파민형과 세로토닌형으로 나뉜다. 도파민형은 모험을 즐기는 자극 추구형이다. 쾌감을 바라는 기대감이 불안을 마비시킨 상태다. 투자 성공 때 경험했던 폭발적인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의 분출이 뇌의 해마체에 각인돼 있어서다.

반면 세로토닌형은 안정을 추구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다. 투자자로서 성공할 가능성은 세로토닌형이 압도적으로 크다. 도파민형 투자자들은 폭등장 때 최소한으로 먹고 폭락장 때 최대한으로 잃기 십상이다.

도파민형 투자자가 세로토닌형 혹은 혼합형 투자자로 변하기 위해서는 인지치료가 필요하다. 상한가를 쳤을 때의 쾌감이 기억에서 도저히 사라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게임이라도 하면서 주식으로 향하는 신경을 돌리는 게 좋다. 줄넘기 등 운동도 효과적이다. 애널리스트ㆍ재무전문가 등의 조언을 듣는 것도 끓어오르는 도파민과 모험심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정신과 의사가 쓴 주식투자 심리서 『살려주식시오』. [사진 위즈덤하우스]

정신과 의사가 쓴 주식투자 심리서 『살려주식시오』. [사진 위즈덤하우스]

◇투자 회복탄력성을 기르려면

실패와 손실을 딛고 평정심을 회복하려면 투자는 여유자금의 10분의 1로 시작해야 한다. 또 올인하거나 빚으로 투자해선 안된다. 대출로 산 주식이 폭락하면 절대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다. 매일 떨어지는 주식을 보면서 결국 손절하게 되고, 손절한 주식이 급등하면 트라우마가 생긴다.

회복탄력성의 가장 중요한 코어 근육은 인내심, 즉 타이밍을 기다리고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을 가장 쉽게 높여주는 방법은 운동이다. 힘든 자세를 유지하면서 1분 만에 그만두고 싶은 것을 참는 습관을 매일매일 이어나가면 자연스레 뇌에도 인내심이 생긴다.

주식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수익을 경험하는 것이다. 한 번의 큰 수익보다는 여러 번의 작은 성공을 경험하는 것이 투자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줄여준다. 이를 위해서는 50만원 정도의 돈을 개별 종목이 아닌 지수 ETF에 걸어두고 6개월 정도 그냥 기다리는 것이 좋다.

◇‘존버’의 노하우

주식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보았을 때는 기다려야 한다. 호흡을 최대한 길게 가져갈 수만 있다면 ‘존버’는 언제나 승리한다. 존버를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모든 주식 관련 어플과 프로그램을 지우는 것이다. 그리고 묻어놓은 종목이 10% 이상 오르거나 수익이 났을 때만 메시지를 받을 수 있도록 네이버 증권에 알람을 설정한 뒤 일상에 몰두한다.

주식 금단 현상이 생겨 불안해질 때는 웹툰이나 게임 같은 킬링타임용 취미가 큰 도움이 된다. 정신을 못 차릴 만큼 바쁘거나 육체적으로 피로한 상태도 좋다.

기회비용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존버의 천적은 기회비용이다. 물린 종목에 묶인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면 어떨까에 대한 생각을 끊어야 한다. 여유가 없고 초조한 상태라면 어떤 방식으로 투자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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