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골드’ 따고 싶은 쇼트트랙 곽윤기

중앙일보

입력 2021.05.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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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가 베이징올림픽에 나선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세 번째 올림픽이라는 뜻의 손가락 세 개를 펴보이는 곽윤기. 최정동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가 베이징올림픽에 나선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세 번째 올림픽이라는 뜻의 손가락 세 개를 펴보이는 곽윤기. 최정동 기자

어느덧 세 번째 올림픽. 곽윤기(32·고양시청)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준비한다. 곽윤기는 이달 열린 2021~22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자부 4위에 올랐다. 이로써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선발전 1~3위는 개인전과 단체전, 4~5위는 단체전에 각각 출전한다.

열 번째 태극마크 달고 베이징행
내년 34세로 세 번째 올림픽 출전
구독자 15만 둔 쇼트트랙 유튜버
올림픽 금+구독자 100만 돌파 꿈

곽윤기는 2007~08시즌을 시작으로 통산 10차례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 쇼트트랙 역사에서 처음이다. 최근 만난 곽윤기는 “그런(10차례 국가대표) 기록을 세운 줄 몰랐다. 철없는 고등학생 시절 ‘형들 잡아먹고 토리노(2006년 올림픽)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던 게 엊그제 같다”고 말했다.

곽윤기. [연합뉴스]

곽윤기. [연합뉴스]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이다. 첫 출전이던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브라운아이드걸스 노래 ‘아브라카다브라’의 시건방춤 세리머니로 인기를 끌었다. 세계선수권 우승(2012년)으로 절정에 오를 무렵 부상당해 2014 소치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2018 평창올림픽에는 출전했다. 곽윤기는 “상상만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기분이 좋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라고 말했다.

만약 발목 부상이 없었다면 올림픽 출전은 4회가 될 수도 있었다. 곽윤기는 "정말 부상이 심했다. 그만둘 생각도 했다. 주변에서 선배들도 큰 부상이 왔을 때 컨디션이 많이 떨어지거나 그런 걸 봤기 때문에 '내게도 이런 상황이 오는구나' 싶었다. 의사도 '마지막 도전이라면 하라'고 할 정도였다. 솔직히 지금도 힘들지만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나이 서른셋. 쇼트트랙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다. 곽윤기는 “5일간 1, 2차 대회를 모두 치르다 보니 스케줄이 빡빡했다. 어린 친구들은 회복이 빠른데, 몸이 무거워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곽윤기는 "초등학생 때부터 본 이동민(홍대사대부중)에게 '내가 너랑 같이 따는 일이 일어날까'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선발전에서 동민이와 경쟁을 했다"고 웃었다.

곽윤기는 “솔직히 ‘남보다 노력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다만 스케이트에 대한 애정은 전보다 크다. 쇼트트랙을 정말 사랑한다. 그래서 더 연구하고 몰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UFC 선수들이 방어전을 하면 이런 느낌이겠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곽윤기에게는 선수 말고 또 다른 ‘타이틀’이 있다. 바로 ‘유튜버’다. 2019년부터 그의 성씨(곽)를 살린 ‘꽉잡아윤기’라는 채널을 운영 중이다. 쇼트트랙 경기 분석, 기술 및 훈련법, 다른 종목 선수와 대결 등이 소재다. 대회가 없을 때는 한 주에 2~3개의 영상을 올린다.

곽윤기는 “쇼트트랙은 인기 종목이면서 비인기 종목이다. 4년마다 열리는 겨울올림픽 때는 관심을 받지만, 평소에는 아니다. 축구처럼 대중적인 인기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예능에도 출연했던 그의 끼 덕분에 구독자 수는 15만명을 훌쩍 넘겼다. 그는 “올림픽 준비하는 과정을 많이들 궁금해하시니 소개해드리고 싶다”고 예고했다.

'운동선수가 운동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신경쓰이지 않았을까. 곽윤기는 "물론이다. 가끔 시합을 앞뒀을 땐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선입견을 바꾸고 싶었다. 운동선수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어 "은퇴 후를 생각하면 운동 하나에만 매달리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게 당연해지게끔 하고 싶다. 그러면 후배들도 선수 생활 이후에 대한 생각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유튜브 콘텐트 중에선 다른 종목을 체험하는 주제도 있다. 곽윤기는 "비인기종목 저변 확대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똑같은 메달인데, 누구는 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축하받고. 비인기종목이라서 관심 못받는게 마음아팠다"고 했다.

곽윤기는 올림픽에서 은메달(2010 밴쿠버 계주)을 목에 걸었다. 유튜브 실버 버튼(구독자 10만명 이상)도 받았다. 다음 목표는 ‘골드-골드’다. 그는 “전에는 금메달에만 매달렸는데, 베이징에서는 즐길 생각이다. 그러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 같다. 금메달보다는 골드버튼(100만명)이 더 어렵겠지만,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 항상 고민한다”며 웃었다.

고양=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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