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팔레스타인에 선물 보따리…트럼프가 닫은 예루살렘 영사관 복원

중앙일보

입력

25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만났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만났다. [AP=연합뉴스]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폐쇄된 예루살렘 주재 영사관의 재개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영사관은 과거 미국과 팔레스타인의 외교 채널이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을 면담한 뒤 "팔레스타인과의 관계를 격상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영사관을 다시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무력 충돌을 빚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의 휴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이날부터 중동 순방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기존 영사관의 기능을 축소해 대사 관할 하에 뒀다. 팔레스타인 측이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행에 반발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이 영사관을 아예 폐쇄했다. 이번에 영사관을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블링컨 장관은 또 팔레스타인에 대해 코로나19 백신과 금전적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7500만 달러(약 839억원) 규모의 개발경제원조를 의회에 요청하기로 했다"면서 "이외에도 긴급재난 지원금 550만 달러(약 61억원)와 팔레스타인 난민을 돕는 유엔 기구를 통해 3200만 달러(358억원)를 지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팔레스타인 주민을 위해 국제사회로부터 150만 회 분의 백신 기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이런 지원이 이스라엘의 존재를 용인하지 않는 하마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같은 선물 보따리는 팔레스타인 정국 주도권이 줄어든 아바스 수반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최근 무력 분쟁을 계기로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신뢰를 얻은 반면, 상대적으로 국제사회와 더 소통하는 아바스 수반의 존재감은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링컨 장관은 "아바스 수반에게 말했듯이 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민과 미국의 관계를 재정립한다는 약속을 강조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힘을 실어주면서 "그 관계는 상호 간의 존중,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동등한 수준의 안보, 자유의 기회, 존엄을 누린다는 확신에 기반을 둔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드는 국제뉴스

알고 싶은 국제뉴스가 있으신가요?
알리고 싶은 지구촌 소식이 있으시다고요?
중앙일보 국제팀에 보내주시면 저희가 전하겠습니다.
- 참여 : jglob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