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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누구나, 성전환자도 편하게 사용… 성공회대 ‘모두의 화장실’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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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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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공회대학교에 성별과 상관없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생긴다.

성 중립 화장실인 이른바 ‘모두의 화장실’이다. 성별뿐만 아니라 나이, 장애 여부, 성적 지향, 성 정체성과 상관없이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말한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경우 남녀 화장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해 화장실을 갈 때마다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성공회대 중앙운영위원회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모두의 화장실 설치 결정을 통해 소외되어온 다양한 소수자들이 더 나은 대학 환경, 더 인권적인 대학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충분한 설명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는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낸 ‘모두의 화장실’ 운영 계획을 심의한 결과다. 성공회대는 지난 2017년에도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성 중립 화장실 설치를 시도했지만 학생들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 진행된 전체 학생대표자 회의에서는 많은 사람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훈 비대위원장은 “학교 측도 모두의 화장실 설치에 적극적인 만큼 올해 안에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법 촬영에 대한 우려 등 여전히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비대위원장은 “불법 촬영은 성 구별이냐, 성 중립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화장실 자체에 대한 문제”라면서 “탐지기를 통해 카메라를 확인하는 등 범죄 예방 조치를 해 안전한 화장실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의 화장실’ 내부 운영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일반 화장실과 기본적인 형태는 같다. 여기에 장애인 보조 시설과 기저귀 교환대 등을 추가해 리모델링을 거칠 예정이다.

‘모두의 화장실’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공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학교 내 건물 중 한 곳에 설치된다.

유혜은 기자 yu.hye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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