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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AI 희귀질환 진단으로 290억 투자 유치 성공한 스타트업

중앙일보

입력 2021.05.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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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Note

전 세계에서 '희귀 유전질환(이하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가 몇 명인지 아시나요? 

4억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4억명이 앓고 있는 질병의 종류는 현재 1만종 정도라고 합니다.

이같은 문제를 풀면서도 시장의 기회를 발견한 기업이 있습니다. 금창원 대표가 2016년 창업한 쓰리빌리언(3billion)은 AI를 활용하여 희귀질환 진단으로 누적 290억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쓰리빌리언은 어떻게 AI와 희귀질환 진단,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까지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폴인 에디터가 직접 쓰리빌리언의 금창원 대표를 만났습니다.

※ 이 콘텐츠는 지식 플랫폼 폴인의 〈넥스트 AI유니콘〉 2화 중 일부입니다.

쓰리빌리언의 금창원 대표. 이번 스토리에서는 금 대표의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지훈

쓰리빌리언의 금창원 대표. 이번 스토리에서는 금 대표의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지훈

우주 아니면 인간, '미지의 영역'에 집중한 이유

전공을 택할 때부터 쓰리빌리언과 같은 형태의 창업을 꿈꿨나요? 어떤 전공을 택했는지, 그걸 택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공은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라는 '생명정보학'이었어요. 쉽게 설명하면 유전자 정보를 컴퓨터를 이용해서 처리하는 학문이에요. 자연스럽게 AI를 이용한 헬스케어 비즈니스까지 오게 된 거죠.

전공을 고민할 당시인 2000년대 초반에는 '게놈 프로젝트'가 화제였어요. 관련 기사도 쏟아지던 때였죠. 그때 본 기사를 스크랩해 아직도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기사에 생명정보학도 소개가 되었는데요, 인간 게놈이라는 대규모 데이터를 다룰 학문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고민을 시작했어요.

사실 저는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갈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꿈이 장래희망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장래희망은 달성하거나 포기하면 끝이잖아요. 그래서 장래희망보다 더 길게 가져갈 것이 필요했죠.

그게 '우주' 아니면 '인간'이었습니다. 둘 다 미지의 영역이죠. 마침 게놈 프로젝트를 지켜보면서 이 일은 죽을 때까지 해도 끝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첫 창업은 실패했다고 했습니다. 그만둔 뒤 쓰리빌리언을 세우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2010년대 초반은 게놈을 읽는 비용이 지금보다 많이 비쌌습니다. 지금은 게놈 해독 비용이 500달러(약 56만원)가까이 까지 떨어졌지만, 2010년 초반만 해도 몇 억원 단위가 들었거든요. 사업화하기에 조금 이른 감이 있었습니다.

사업을 접고 나서 리소스 걱정 없이 제품을 만들고 사업화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싶었어요. 그래서 게놈을 해독하는 서비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둔 마크로젠이라는 곳으로 입사했습니다. 당시에는 진단이나 약을 만드는 것이 주업인 곳은 아니었어요.

그곳에서 1년 6개월 정도 일하면서 다양한 유전자 진단 제품을 만들었죠. 마크로젠의 경우 회사 규모도 컸고, 사업을 계속 키워야 하는 만큼 신제품 출시에 대한 노력이 상당했어요. 제품을 만들고 나면 바로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며 일해야 했죠.

반면 저는 하나의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고 성장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기술·영업·재무 이런 것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봤고요. 그렇게 고민하다가 회사와 초기 투자 및 스핀오프 방식의 창업을 협의하면서 2016년부터 쓰리빌리언을 시작했습니다.

타깃을 환자 ➝ 의사로 바꾼 '고객 스킨십'

쓰리빌리언 창업 초기, 팀 구성은 어땠나요? 이전 창업과 달라진 점이 있었나요?

저 혼자 시작한 건 아니었고 3명이었습니다. 저 외에 기술과 영업을 맡아줄 사람이 있었어요.

사실 영업 담당을 둔 건 처음 창업할 때 얻은 교훈에서 나온 겁니다. 첫 창업을 할 때도 세 명이었는데 모두 엔지니어였어요. '기술이 좋으면 뭐든 잘 될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직접 사업을 해보니 그게 아니었죠. 기술이 사업에 기여하는 정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구나 절감했습니다. 사업은 모든 부분이 다 잘 되어야 성장한다는 걸 깨달았죠. 예를 들면 기술뿐 아니라 재무·영업·디자인 등 모든 게 정비가 되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쓰리빌리언을 세우면서는 초기 구성을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개발 분야는 저를 포함한 2명이었고, 마케팅·영업 담당 이사도 따로 둔 겁니다. 이후 디자이너가 합류하고 그런 식으로 팀을 꾸려갔습니다.

쓰리빌리언은 희귀질환 환자가 진단을 받기까지의 긴 여정을 기술로써 단축한다는 비전으로 시작했다. (출처: 쓰리빌리언 홈페이지)

쓰리빌리언은 희귀질환 환자가 진단을 받기까지의 긴 여정을 기술로써 단축한다는 비전으로 시작했다. (출처: 쓰리빌리언 홈페이지)

다른 방식으로의 창업한 효과가 있었나요?

있었습니다. 영업 담당자가 고객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타깃 고객과 대화하면서 이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했죠. 또 이 문제를 풀 제품을 만들려면 우리 제품이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할지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그 결과 2017년 2월, 회사를 시작한지 3개월 만에 미국 내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초기 제품 베타 테스트를 할 수 있었어요. 단순히 제품 개발만 하겠다고 했었으면 그렇게 빠르게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없었을 겁니다. 이 테스트 덕분에 저희는 초기에 우리가 생각했던 방향이 옳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왜 미국 같은 의료보험 혜택이 적은 나라에서는 환자들이 의료비를 부담스러워하잖아요. 진단이 필요하지만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사업 초기에는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의 진단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고객의 의견을 물으니 결국 환자들이 원한 것은 '진단'이었습니다.

처음 기대했던 방향과 완전 다른 대답이 나왔군요.

네. 게다가 법적인 이슈로 진단을 쓰리빌리언이 직접적으로 할 수는 없었어요. 의료행위니까 의사를 통해서만 할 수 있었죠.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니 이건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드는 문제였어요. 처음에 추구한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걸 확인한 겁니다.

의사를 대상으로 환자의 진단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일종의 피보팅(pivoting)을 했어요. 환자가 직접 제품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의사가 주문해 활용하는 제품이 된 거에요. 기술은 같았지만 제품의 타깃 고객을 바꾼 거죠.

구글 '알파고'도 의료 시장에서 통하기 어려운 이유

쓰리빌리언이 타깃하는 시장을 넘어 헬스케어 시장은 어떻게 보나요?

바이오테크·의료기기·디지털 헬스케어 모두 중요한 포인트는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대량의 데이터가 쌓이면서 기존에 풀지 못한 걸 해결할 수 있게 된 게 지금의 '헬스케어 붐'이라고 봐요. 투자도 많이 몰리고 있고요.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과도 유사해요.

머잖아 옥석을 가리는 시기가 올 겁니다. 그래서 말로만 AI나 데이터를 다룬 곳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짜 가치를 만들어내는 곳이 살아남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AI는 어떤 도구로 생각하나요?

기존의 사례와 데이터를 학습해 문제의 답변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기존 데이터 없이도 AI가 이전에 풀지 못한 문제를 월등히 잘 해결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둑이 대표적인데요, 바둑은 어떤 상황에서 아무 곳에나 돌을 놓더라도 누가 이기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잖아요. 이렇게 게임의 룰이 명확한 곳에서는 데이터가 굳이 필요없습니다. AI가 학습 데이터를 만들어내면서 스스로 학습할 수 있거든요. 물론 학습이지만 기존의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학습인 거에요.

즉,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만들며 학습하는 겁니다. 그렇게 만든 데이터는 정답과 오답을 쉽게 판단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의료에서는 이게 좀 어렵습니다. 진단만 하더라도, 어떤 환자의 데이터를 놓고 이게 'A 질병'인지 'B 질병'인지 판정하는 기준이 모호합니다. 즉, 인간의 판단이 개입이 될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의료 분야에서는 AI가 기존 데이터 없이 스스로 학습하며 문제를 풀게 하게 하는 건 어렵습니다. 구글의 '알파고 제로'가 바둑 문제를 푼 것처럼 말이죠. 대부분의 의료 AI 문제는 기존의 데이터를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게임의 룰이 명확한 분야에 비해, AI가 인간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성능을 내는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쓰리빌리언의 한 연구원이 업무를 하는 모습. ⓒ쓰리빌리언

쓰리빌리언의 한 연구원이 업무를 하는 모습. ⓒ쓰리빌리언

그럼 쓰리빌리언은 해결하려는 문제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나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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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AI 유니콘』 (폴인 스토리북)

『넥스트 AI 유니콘』 (폴인 스토리북)

AI(인공지능) 기술로 수십억, 수백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들은 어떤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갖추었나?

AI를활용해 두각을 나타낸 'AI 비즈니스' 기업들을 직접 만나, '유니콘'이 되기 위한 이들의 비전을 들어보았습니다.

〈넥스트 AI 유니콘〉 스토리북 속 스타트업들의 인터뷰를 통해, AI 비즈니스의 미래를 엿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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