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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의 노마스크 집단술판…'5인 금지' 현수막 앞이었다[영상]

중앙일보

입력

지난 23일 오후 10시쯤 울산의 태화강국가정원. ‘음주소란·흡연 금지’, ‘5인 이상 집합금지’라고 쓰여 있는 현수막 뒤에서 수십여 명의 젊은이들이 돗자리를 깔고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울산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에 따라 일반 음식점 등이 오후 9시부터 문을 닫은 상태에서다.

‘5인 이상 집합금지’ 현수막 앞서 술판…울산 방역 '비상'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지난 23일 밤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방역 수칙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사진 제보]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지난 23일 밤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방역 수칙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사진 제보]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노래를 부르고 음식을 먹는 등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많게는 10명이 모인 그룹도 있었다. 이 영상을 제보한 시민은 “며칠째 태화강 일대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있는데 관리·감독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편의점은 술 사는 젊은이들로 불야성을 이뤘다”고 말했다.

울산은 최근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지난달 한 달간 확진자 수(772명)가 지난해 전체 확진자 수(716명)보다 많은 것으로 기록됐다. 영국 변이의 경우 기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높다. 따라서 울산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면서도 이날까지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영업을 오후 9시로 제한했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오후 9시 이후에는 태화강국가정원에 몰려들어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이같이 술판을 벌이면서 '야외 음주'가 코로나19 방역의 사각지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보 시민은  “음식점 등 자영업자에게는 오후 9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데, 태화강에서는 발열체크나QR코드 인증 없이 밤새 놀 수 있다”며 “자영업자들의 목을 조르면서 태화강에선 술판을 벌이도록 방치하는 울산시를 감염병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장기간 영업 제한으로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고려해 지난 24일부터는 기존 오후 9시까지로 영업시간이 제한됐던 유흥시설,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방문판매업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늘렸다. 하지만 음식점, 유흥업소 등 자영업자들의 항의가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울산지회는 지난 24일 울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간제한을 풀거나 생계대책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울산지회 관계자들은 삭발하고 밀가루와 달걀을 던지며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24일부터 1시간 완화조치를 했지만, 이는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가중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와 관련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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