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ESS 생태계 복원위해 화재 위험 배터리 자발적 교체"

중앙일보

입력 2021.05.25 16:26

업데이트 2021.05.25 23:03

지난해 5월 전남 해남군 황산면 태양광 발전소 ESS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라 관련 시설이 불타고 있다. 사진 해남소방서

지난해 5월 전남 해남군 황산면 태양광 발전소 ESS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라 관련 시설이 불타고 있다. 사진 해남소방서

LG에너지솔루션이 화재 위험이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자발적으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ESS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지만 ESS 업계에선 “만시지탄”이란 목소리가 높다.

LG에너지 "배터리 전극 결함"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배터리의 자발적 교체를 발표하면서 배터리 결함을 일부 인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외에서 발생한 일부 ESS 화재 원인에 대해 정밀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초기에 생산한 ESS 전용 전극에서 일부 공정 문제로 인한 잠재적 리스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교체 대상 배터리도 특정했다. 2017년 4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충북 청주 오창공장과 중국 난징공장 ESS 배터리 전용 라인에서 생산한 ESS용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극 공정 문제가 가혹한 외부 환경과 결합하면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배터리 교체와 추가 조치에 필요한 비용을 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해당 비용은 상반기 중 충당금으로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배터리 교체는 이번이 두 번째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4000억원을 들여 중국 난징공장에서 2017년 생산한 ESS용 배터리를 교체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난징산 배터리 교체 이후 발생한 화재를 조사하던 중 전극 공정 문제를 따로 확인해 배터리를 추가로 교체했다”며 “리스크를 알고도 조치를 게을리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실 국내 ESS 산업은 고사 직전의 위기에 처해있다. 2017년 8월 전북 고창에서 시작된 ESS 연쇄 화재가 산업계를 황폐화했다. 친환경 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래 산업군으로 꼽혔던 ESS 산업은 지난해 초부터는 사실상 멈춰서다시피 했다. ESS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ESS 사업 발주는 전무하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문제를 알았다면 진작에 리콜에 나섰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되는 ESS(태양광 발전설비 저장소) 화재 사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계속되는 ESS(태양광 발전설비 저장소) 화재 사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결함이 발견된 건 2년 전이다. ESS 화재가 전국적으로 이어지자 산업통상자원부는 배터리 전문가 등이 참여한 민-관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를 지난 2019년 꾸렸다. 2차례 조사를 진행한 조사위원회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서 전극 일부가 접히는 제조상 결함을 발견했다. 당시 조사위는 “제조상 결함이 있는 배터리가 가혹한 조건에서 장기간 사용된다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결함이 있는 배터리를 사용한 실증시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에 "오창공장에서 만든 ESS배터리도 난징산 배터리와 같은 중국산 전극을 일부 사용한 것으로 조사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교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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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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