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명품은 셌다…LVMH 아르노, 잠깐 세계 1위 부자에

중앙일보

입력 2021.05.25 14:26

‘세계 최대 명품 제국’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자를 잠시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 속 명품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로이터]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로이터]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LVMH 주가 상승으로 아르노 회장 자산은 24일(현지시간) 오전 기준 1863억달러(약 209조원)로 늘었다. 이에 따라 아마존 창업자인 베저스(1860억 달러)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세계 최고 갑부가 됐다. 다만 같은 날 오후 기준으로는 베저스의 자산이 아르노를 다시 역전했다. 5시간 천하에 그친 셈이다.

이날 24일 오후 기준 세계 부자 순위는 베저스(1882억 달러)와 아르노(1873억 달러)에 이어 머스크(1525억달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1260억달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1177억달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1094억달러)의 순으로 집계됐다.

유럽인 중 유일하게 1위 올라

지난 20여년 간 세계 최고 부자 자리는 베저스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미국인의 독무대였다. 멕시코의 통신 재벌인 카를로스 슬림이 잠시 1위에 올랐을 뿐이다. 유럽인으로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린 건 아르노 회장이 유일하다. 아르노 회장은 2005년 세계 부자 순위 10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2018년에 5위권, 2019년 3위에 올랐다.

베저스와 오랫동안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머스크는 지난 3월까지 블룸버그 집계 억만장자 지수에서 1위였지만 테슬라 주가 약세에 비트코인 하락으로 1월 고점 대비 총자산이 24% 줄며 3위로 밀렸다.

지난 3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비록 '5시간 천하'에 그쳤지만 아르노가 세계 최고 부자의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던 건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폭발하는 명품 소비 덕이다. 올해 1분기 LVMH 매출은 전년 대비 32% 늘어난 170억달러(약 19조원)를 기록했다. LVMH 주가는 지난해 3월 저점보다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LVMH는 펜디·디올·루이뷔통 등 유명고가 브랜드를 50여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LVMH의 매출이 늘고 주가가 오르며 아르노의 자산도 부풀어 올랐다. 지난해 3월 760억달러(약 85조원)였던 아르노의 자산은 올해 1863억달러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포브스는 LVMH와 아르노 회장이 “유럽 명품의 눈부신 부상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명품 업체의 화려한 부활은 다른 곳에서도 확인된다. LVMH의 경쟁사인 케링 그룹 프랑수아 피노 회장의 자산도 지난해 3월 18일 270억달러(약 30조원)에서 이날 551억달러(약 61조원)로 늘었다. 케링 그룹은 구찌·생로랑·알렉산더 맥퀸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거대 명품 기업이다.

주요 명품 브랜드 2020년 국내 매출 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요 명품 브랜드 2020년 국내 매출 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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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제국 건설에 기둥 세운 韓·中 

LVMH와 케링 그룹 등 명품 기업의 재약진에 동력을 제공하는 곳은 중국과 한국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이다. 보복 소비에 나선 이들의 소비 패턴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명품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입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명품 소비 2위 업체인 중국은 지난해 380억 달러(약 42조원)를 명품 구매에 썼다. 1년 전의 294억 달러(약 32조원)보다 늘어난 수치다. 대만에서도 명품 소비가 늘었다.

한국도 지난해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매출은 125억달러(약 15조원)로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매출이 2019년 대비 19%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그 결과 전 세계 명품 매출 비중에서도 한국은 2019년 8위에서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5위인 영국(146억달러)과 6위인 이탈리아(145억달러)와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

반대로 미국과 일본, 유럽 주요국의 명품 소비는 줄었다. 특히 1위 시장인 미국의 명품 소비는 전년도보다 22%나 줄어들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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