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층 전층 문 두드리며 "불났어요"…이웃 구한 아파트 영웅

중앙일보

입력 2021.05.25 05:00

업데이트 2021.05.25 07:08

한밤중 중국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이웃을 구하기 위해 모든 층을 뛰어다니며 52가구를 대피시킨 남성을 놓고 중국 여론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4일 중국 CCTV와 시나망에 따르면 주인공은 우쟈페이(吳家飛·31)라는 전직 군인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중국 저장성 핑후시(平湖)의 27층짜리 아파트다.

우쟈페이가 화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먀오파이]

우쟈페이가 화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먀오파이]

지난 10일 밤, 이 아파트 5층에 살던 우는 누군가가 "불이 났다"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우쟈페이가 거주중이던 아파트에 불이 난 모습[CCTV]

우쟈페이가 거주중이던 아파트에 불이 난 모습[CCTV]

우는 아내를 깨워 아파트 밖으로 대피하라고 시킨 뒤 자신은 불이 난 건물로 다시 뛰어 들어갔다.

대부분 주민이 깊이 잠들어 대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였다. 우는 아파트 모든 층을 뛰어다니며 문을 두드려 사람들을 깨웠다고 한다. 주민들은 서둘러 아파트 밖으로 대피했다.

불을 껐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우쟈페이[인민일보]

불을 껐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우쟈페이[인민일보]

우는 불길이 시작된 13층에 가서는 직접 화재 진압을 하기도 했다. 불길은 엘리베이터 쪽에 놓여있던 신발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발장 바로 옆에 있던 집 문틈으로 불길이 타고 들어가 일가족이 탈출하지 못한 채 갇혀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그는 일반 소화기로는 끄기 어려운 거센 불길 속에서 소화전 호스를 꺼냈다. 약 5분간 물을 뿌리자 불길은 점차 잦아들었다. 우는 그 뒤에 도착한 소방대원들과 함께 이웃들을 밖으로 내보낸 후에야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화재 피해를 입은 저장성의 아파트. 우쟈페이의 노력으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먀오파이]

화재 피해를 입은 저장성의 아파트. 우쟈페이의 노력으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먀오파이]

아파트 건물주는 "우쟈페이가 아니었으면 인명피해가 났을 것"이라며 용감한 청년을 위한 감사의 뜻을 담은 깃발을 제작해 전달했다.

우는 2013년 대학 졸업 후, 중국 국가 군대조직 중 하나인 무경(인민무장 경찰부대) 기동대에서 일했다. 복무 기간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여러 차례 상을 받은 적도 있다.

감사의 꽃다발과 함께 선물을 받은 우쟈페이(왼쪽)[웨이보]

감사의 꽃다발과 함께 선물을 받은 우쟈페이(왼쪽)[웨이보]

전역 후에 그는 재난 구조 활동에도 여러 차례 참여했다. 동료들로부터는 “사람 좋고 열정적이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쓰촨성 무경으로 일하던 우쟈페이의 군복 입은 모습.[웨이보]

쓰촨성 무경으로 일하던 우쟈페이의 군복 입은 모습.[웨이보]

우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중국 네티즌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이웃을 깨우는 위대함”, “영웅은 바로 주변에 있다”면서 찬사를 보냈다고 중국 CCTV가 전했다. 우 덕분에 목숨을 구한 주민 중에는 "우쟈페이의 내년도 아파트 관리비는 전부 내가 내주겠다"고 나선 사람도 있다고 한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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