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오수가 추진한 전관특혜 근절 방안, 본인은 피해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5.24 17:28

업데이트 2021.05.24 17:45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 차관 퇴임 이후 월 29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아 ‘전관 특혜’ 논란에 휩싸인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던 시절 ‘전관 특혜 근절 방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방안을 담은 변호사법 개정안은 현재 정부안이 발의되지 않아 김 후보자에게 적용되진 않는다. 국민의힘은 “임대차 3법을 주도하면서 뒤로는 임대료를 올렸던 여권 인사들과 뭐가 다르냐”며 김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野 "임대차3법, 김상조·박주민과 뭐가 다른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던 2019년 11월 8일 ‘전관 특혜 근절 TF’ 구성을 지시했다.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제5차 청와대 반부패정책협의회가 열렸던 날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반부패정책협의회가 끝난 뒤 김 후보자와 이성윤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을 따로 불러 이른바 ‘검찰개혁’과 관련한 법무부의 의견을 청취했다.

전관 특혜 근절 TF 구성은 반부패정책협의회의 후속 조치였다. 법무부는 당시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전관 특혜는 형사 절차가 법과 원칙이 아닌 연고에 의해 좌우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민의 사법 불신을 초래하는 법조계의 오랜 병폐로 지적돼 왔다”며 “이에 TF를 구성해 공직 퇴임 변호사에 대한 실효적인 전관 특혜 근절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8일 오후 청와대에서 당시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성윤 검찰국장으로부터 '검찰개혁 추진 경과 및 향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8일 오후 청와대에서 당시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성윤 검찰국장으로부터 '검찰개혁 추진 경과 및 향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김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을 퇴임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3월 17일 ▶전관 변호사 수임제한 기간 연장 ▶‘몰래 변론’ 처벌 강화 ▶전화 변론 규제 및 부당한 영향력 차단▶법조윤리위반행위 신고센터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조계 전관 특혜 근절 방안’을 내놨다. “영향력이 큰 고위직 출신 공직 퇴임변호사에 대해선 현행 규정이 실효성이 적다”는 이유도 댔다. 법무부는 이같은 방안을 담은 변호사법 개정안을 지난해 11월 입법 예고했고, 현재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이다.

그 사이 법무부 차관직을 내려놓은 김 후보자는 퇴임 5개월 뒤인 지난해 9월 법무법인 화현에 고문변호사로 영입됐다. 당시 화현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하마평 단골’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법무법인 화현 합류”라며 김 후보자 영입 사실을 알렸다. 화현은 김 후보자 영입 소식을 다룬 한 언론사의 기사도 첨부했는데, 해당 기사는 “김 전 차관은 신경식 화현 대표변호사와 2011년 청주지검에서 지검장과 차장으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 후보자는 화현에서 8개월간 근무하며 총 1억92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김 후보자의 재산 신고 내역 등에 따르면 화현이 김 후보자에게 지급한 자문료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는 월 2900만원씩,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는 월 1900만원씩이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김도읍 의원은 “법조계 전관 특혜 근절 방안을 만들었던 김 후보자가 퇴직 후 몇 달이 지나지도 않아 ‘전관예우’로 의심할 만한 특혜를 받았다. 전형적인 내로남불 사건”이라며 “자신들이 임대차 3법을 만들어 놓고 뒤에서는 임대료를 올린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다른 게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법무법인에 출근해 통상적인 변호사 업무를 수행했다”며 전관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화현에서 어떤 사건을 수임, 또는 자문했느냐”는 질문에 “사건관계인의 명예 또는 사생활의 비밀, 해당 법무법인의 영업비밀 등을 침해하거나 사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전관예우 악습을 없애는 것이 검찰개혁이 아니냐”는 질문엔 “검찰총장에 임명된다면 전관 특혜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실효적인 해결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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