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맛자락 누른 8m 마릴린 먼로…11억 그녀 갈곳 잃은 사연

중앙일보

입력 2021.05.24 16:04

업데이트 2021.05.24 17:29

미국 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마릴린 먼로의 대형 조형물이 올여름 캘리포니아에 설치될 예정인 가운데 현지 예술계가 이에 반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S 리조트가 100만 달러(약 11억원)을 들여 구입한 '포에버 마릴린'은 6피트(약 7.9m) 높이의 조형물로 유명한 '지하철 송풍구 포즈'를 형상화했다. 먼로가 영화 '7년 만의 외출'에서 바람에 날리는 치맛자락을 손으로 누르는 장면이다. 리조트 측은 올여름까지 이 조형물을 캘리포니아 팜 스프링스 미술관 근처에 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가 영화 속에서 취했던 포즈를 묘사한 조형물. [트위터]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가 영화 속에서 취했던 포즈를 묘사한 조형물. [트위터]

PS 리조트의 회장인 아프타브 다다는 "많은 여행객이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릴 것"이라면서 포에버 마릴린이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현지에선 반발도 일고 있다. 문제의 조형물이 여성을 성적 상품화하던 시대의 상징이란 이유에서다.

엘리자베스 암스트롱 전 팜스프링스 미술관장은 "이 조형물은 여성 혐오적"이라며 "여성들이 성적인 물건 취급을 받던 시대의 이미지"라고 비판했다.

지난 주말에는 설치 반대 시위도 열렸다. 시위자들은 포에버 마릴린이 배치될 장소 근처에 모여 "마릴린은 오지 마라", "여기 빼고 아무 데나 가라", "노 마릴린"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지난 2011년 시카고에서 포에버 마릴린 조각상을 설치하기 위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시카고에서 낙서 테러 등을 당하면서 이 조각상은 뉴저지, 호주 등을 순회하면서 전시됐다. [AFP=연합뉴스]

지난 2011년 시카고에서 포에버 마릴린 조각상을 설치하기 위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시카고에서 낙서 테러 등을 당하면서 이 조각상은 뉴저지, 호주 등을 순회하면서 전시됐다. [AFP=연합뉴스]

2011년에 공개된 포에버 마릴린은 그간 시카고·뉴저지 등을 순회하며 전시됐다. 시카고에선 전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낙서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마릴린 먼로의 지하철 송풍구 장면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도 재현됐다. 사진은 중국 랴오닝성의 한 논에 해당 장면을 묘사한 것 [AFP=연합뉴스]

마릴린 먼로의 지하철 송풍구 장면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도 재현됐다. 사진은 중국 랴오닝성의 한 논에 해당 장면을 묘사한 것 [AFP=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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