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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정치 성향 소통하는 MZ의 정치 SN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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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편집자주〉 

정치 전문 소셜 미디어 #옥소폴리틱스

보수·진보, 좌파·우파로 갈라진 대한민국 정치판에 등을 돌렸던 MZ세대가 돌아왔다. 하나둘 대한민국의 유일한 정치 전문 소셜미디어 ‘옥소폴리틱스’로 모이고 있다. 이곳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다. 정치 성향에 따라 호랑이·하마·코끼리·공룡·사자만 존재한다. 다섯 동물 부족이 모여 하나의 정치 현안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내고 존중하며 소통하는 이 서비스, 묘하게 매력있다. ‘정치 좀 아는’ MZ세대의 온라인 핫플레이스 옥소폴리틱스를 소개한다.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모으고,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정치 SNS 앱 '옥소폴리틱스'. 2020년 론칭하자마자 MZ세대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다. [중앙포토]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모으고,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정치 SNS 앱 '옥소폴리틱스'. 2020년 론칭하자마자 MZ세대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다. [중앙포토]

옥소폴리틱스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매일 새로운 정치 소식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그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살펴볼 수 있는 정치 SNS입니다. 2020년 4월 옥소폴리틱스 1.0버전이 출시된 이래 6만2735명(2021년 5월 17일 기준)이 옥소폴리틱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옥소폴리틱스를 처음 가입하면 정치 성향을 테스트부터 하게 됩니다. 18가지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을 답을 하면서 나의 정치 성향을 알 수 있습니다. 결과에 따라 호랑이, 하마, 코끼리, 공룡, 사자 등 다섯 부족 중 하나에 속하게 됩니다. 다섯 부족은 정치 스펙트럼에 따라 여권-중립-야권, 분배-중립-성장의 두 가지 축으로 나눴을 때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끼리 그룹을 지은 것입니다.

옥소폴리틱스에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뉴노멀시대 어떤 스타트업이 시드 투자를 받았는지 알아보던 중 옥소필리틱스라는 서비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서비스를 다운로드 하고, 유호현 대표의 인터뷰도 찾아보면서 옥소폴리틱스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정치 양극화 문제를 다양성이란 가치로 접근합니다.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고 모두의 의견을 중요시합니다. 하나의 의견이 전체를 대표하지 않도록 성향이 다른 부족의 의견을 나눠서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로써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장을 만들어 줍니다.

옥소폴리틱스를 리뷰하는 이유는.

정치 성향 테스트는 자주 보았지만, 이를 기반을 한 정치 SNS는 한국에서 옥소폴리틱스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정치 이슈를 소개할 때 주요 인물별로 요약해 주는 것과 한 이슈에 대해 찬성, 반대, 중립 입장을 직관적인 그래프로 보여주는데 이런 편리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옥소폴리틱스의 캐릭터들. 간단한 정치성향 테스트를 거쳐 호랑이, 코끼리, 하마, 공룡 등 다섯 동물 성향으로 분류돼 자신의 정치 성향을 표현하고 공유한다. [사진 옥소폴리틱스]

옥소폴리틱스의 캐릭터들. 간단한 정치성향 테스트를 거쳐 호랑이, 코끼리, 하마, 공룡 등 다섯 동물 성향으로 분류돼 자신의 정치 성향을 표현하고 공유한다. [사진 옥소폴리틱스]

정치적 의견을 나누는 앱이라는 생소해요. 어떤 장점이 있나요. 

첫째는 모든 부족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 그 의견 사이에서 내 생각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일요일마다 지난주 가장 이슈가 된 토픽들을 해시태그로 모아 소개하는데, 모더레이터가 요약한 이슈에 찬반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게 흥미롭습니다. 셋째는 이슈가 된 주요 인물이나 기관, 정치인의 발언을 대화로 엮어 정리해 놓는데, 여기에 각 부족이 의견을 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지점에서 찬반이 나뉘는지, 이해당사자별로 어떤 의견이 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잘 만들었다'고 칭찬할만한 기능은.

사람들은 뉴스 댓글을 혐오하면서도 확인합니다. 왜 그럴까요? 다른 사람의 의견은 어떤지, 여론은 내 생각과 같은지 등이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어떤 이슈에 대한 내 의견이 우리나라 정치 지형도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또 나와 정치 성향이 비슷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떤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시각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매우 자극적인 배댓의 중요도는 확 낮아지죠. 결국 옥소폴리틱스가 추구하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각화가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 생각합니다.

사용 후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실 수 있을까요.

8점. UI 반응 속도가 다소 느리고, 서비스 가입할 때 두 번이나 오류가 나서 애를 먹었어요. 서비스의 기술적 완성도에는 아직 개설할 부분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치 지형도를 다양한 참여 콘텐츠로 보여준다는 면에서 기대가 큽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오늘의 정치 이슈' '이주의 한국 정치' 같은 정치적 주제 아래, 최신 소식과 함께 이에 대한 참가자들의 의견을 묻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사진 옥소폴리틱스]

옥소폴리틱스는 '오늘의 정치 이슈' '이주의 한국 정치' 같은 정치적 주제 아래, 최신 소식과 함께 이에 대한 참가자들의 의견을 묻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사진 옥소폴리틱스]

 여당-야당, 성장-분배 두 축에서 서로 반대되는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도 위안부 손해배상 소송에 관한 법원의 결정에서는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옥소폴리틱스 화면 캡처.

여당-야당, 성장-분배 두 축에서 서로 반대되는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도 위안부 손해배상 소송에 관한 법원의 결정에서는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옥소폴리틱스 화면 캡처.

이 서비스의 기획자에게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정치 성향을 동물 캐릭터에 빚 댄 것이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치 성향이 진보나 보수더라도, 특정한 정당과 엮이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이런 이유로 정치에 아예 관심을 끄는 경우도 있습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이 부분에 착안 ‘동물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진보당이 아니라 호랑이 부족이고, 보수당이 아니라 사자 부족인 거죠. 이렇다 보니 댓글이나 토론방에서도 비난이 오가지 않습니다. 또 자칫 어떤 캐릭터가 어떤 정치 성향인지 헷갈릴 수 있는데, 옥소폴리틱스는 캐릭터를 야당-여당 순으로 수평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것도 칭찬하고 싶은 점입니다.

옥소폴리틱스에서 개선하고 싶은 부분은.

정치 성향이 다른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도록 ‘토론방 톡’ 기능이 있는데, 많은 톡방이 있어 개설한 지 시간이 많이 지난 톡방은 찾기 힘듭니다. 심지어 검색 기능도 없어요. 톡방들을 이슈별, 부족별로 분류해 놓는다면 이런 문제는 개선될 것입니다. 톡방은 사용자가 만드는 콘텐츠가 중요한 만큼 해시태그로 나누어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흔치 않은 분야의 앱이다보니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요. 이를 잘 이용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운영진이 소개하고 사람들의 의견을 물을 수 있는 이슈가 한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약점을 보완하는 게 커뮤니티 기능입니다. 커뮤니티 탭을 통해 사용자들은 자신이 궁금한 이슈에 대한 미니 여론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여론 조사에 알아보고 싶은 내용을 정확하게 하려면 질문 작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질문의 선택 항목인 ‘좋아요’ ‘글쎄요’ ‘싫어요’가 어떤 입장인지 분명하게 적어두면, 참여자가 정확한 답을 고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5인 이상 집합 금지’에 대해 의견을 구하는 게시글. 각 부족 이용자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고, 댓글까지 달 수 있다. 댓글은 부족별로 나누어 보여준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부족)이 낸 의견을 한번에 비교하며 볼 수 있고, 이를 그래프 등으로 시각화시켜 알기 쉽게 보여준다.

'5인 이상 집합 금지’에 대해 의견을 구하는 게시글. 각 부족 이용자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고, 댓글까지 달 수 있다. 댓글은 부족별로 나누어 보여준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부족)이 낸 의견을 한번에 비교하며 볼 수 있고, 이를 그래프 등으로 시각화시켜 알기 쉽게 보여준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이나 생각이 있나요.

어릴 적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은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미디어로 접한 정치인들과 여러 사건들을 보며 점점 실망과 환멸을 느꼈습니다. 그 절정이 ‘TV 토론’이었습니다. 건설적인 토론이 아니고 꼬투리를 잡는 진흙탕 싸움이더군요. 어느 포털 댓글 창도,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였어요. 정치 양극화에 지쳐가던 중 만난 옥소폴리틱스는 달랐습니다. 정치 사안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존중하며 소통하는 모습이 제가 원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옥소폴리틱스를 시작하고 여러 부족 의견을 고루 보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답니다. 가장 달라진 것은 나의 정치 성향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에게 이 서비스를 추천하고 싶나요.

정치 성향이 불분명한 20대 초반 대학생,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포털 댓글에 지친 20~30대에게 추천합니다. 투표권이 없지만 자신의 견해를 만들어가는 청소년에게도 유용할 것입니다.
올해 안에 옥소폴리틱스가 유료 구독 모델로 전환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정치 데이터 플랫폼이란 정체성을 가지고 정책에 대한 여론 조사를 빠르게, 값싼 비용으로 제공하는 수익화 플랜도 갖고 있다고 해요. 이용자들의 접근성에 타격이 가지 않게 수익화할 부분과 무료화할 부분에 대해 잘 결정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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