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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핫한 ‘공간 트렌드’의 모든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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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편집자주〉 

빈티지 소품 편집숍 #사무엘 스몰즈 성수 쇼룸

 누가 내게 지금 가장 핫한 공간 하나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사무엘 스몰즈 성수 쇼룸’을 외칠 것이다. 이곳은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테리어 트렌드 ‘레트로 퓨처리즘’(복고미래주의)의 한가운데 있다. 개성 넘치는 제품을 조화롭게 전시해 브랜드 정체성을 공간에 담아낸 점에선 ‘브랜드 쇼룸’의 좋은 본보기이기도 하다. 방문 전 주의할 점은 미니멀하고 레트로한 사무엘 스몰즈 제품 사이를 거닐다가 이곳이 쇼룸인지, 바우하우스 전시장인지 잠시 헷갈릴 수 있다는 것. 찾아가기 어려운 경험마저 나만 아는 특별함으로 승화시켰던 사무엘 스몰즈 쇼룸 방문기를 소개한다.

빈티지 조명과 소품들로 채워졌지만, 오히려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 쇼룸 내부. [사진 정춘목]

빈티지 조명과 소품들로 채워졌지만, 오히려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 쇼룸 내부. [사진 정춘목]

‘사무엘 스몰즈 성수 쇼룸’은 어떤 공간인가요.

이곳을 처음 알게 된 건 인스타그램 피드를 통해서였습니다. 공간과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친구가 신기한 콘센트 사진 하나를 올렸어요. 레트로한 디자인, 쨍한 원색의 콘센트였는데, 바로 이곳의 제품이었습니다. '사무엘 스몰즈'는 빈티지 소품과 조명 등을 파는 편집숍입니다. 최근 여의도에 생긴 백화점 ‘더현대 서울’에 입점하면서 많이 알려졌어요. 미니멀하고 레트로한 바우하우스 풍의 디자인과 강렬한 색감으로 '핫플러'(뜨는 공간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쇼룸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어요. 더현대 서울의 매장이 아기자기한 소품 위주라면, 성수 쇼룸은 덩치가 있는 가구 위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취향과 어떻게 연결되나요. 

평소 바우하우스 스타일의 미니멀한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또 비비드한 색감으로 개성을 표현하는 브랜드도 좋아합니다. 사무엘 스몰즈는 이런 제 취향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단순 소품이라기보다 강렬한 색과 모던한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보였습니다. 쇼룸은 이런 작품들로 가득합니다! 바우하우스를 좋아한다면 꽂힐 수밖에 없는 거죠. 요즘 핫하다고 느끼는 공간에는 ‘레트로 퓨처리즘’이 꼭 담겨 있습니다. ‘핫한 공간’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다면 이곳에 가면 됩니다. 지금 이 순간의 공간 트렌드를 가장 잘 담아내고 있으니까요.

첫 방문 경험은 어땠나요.

처음 방문은 예약하지 않고 찾아갔다 허무하게 돌아왔던 기억이 있네요. (웃음) 더군다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지하 깊숙이 있어요. 다시 말해 지나가다 들릴만한 공간이 아닌, 계획하고 찾아가야만 갈 수 있는 곳이에요. 그런데도 불편함보다는 ‘아는 사람만 아는 공간’이란 생각이 들어 오히려 힙한 느낌이 더해졌습니다. 내가 그 가치를 아는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소속감도 들었어요. 첫인상은 성수에 사는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느낌의 힙한 친구 같았습니다. 대 놓고 ‘나 예뻐’라고 말하는 공간은 흔하잖아요. 이곳은 그냥 브랜드 창고를 열어 ‘구경할 사람은 와봐’하는 식이에요. 진열마저 무심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진짜 힙하게 다가오더군요. 성수에서 이런 날 것의 느낌을 받으니 ‘멋지다’는 말밖에는 안 나왔습니다.

사무엘 스몰즈 쇼룸 입구. 외관으로 보면 여느 창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 정춘목]

사무엘 스몰즈 쇼룸 입구. 외관으로 보면 여느 창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 정춘목]

특유의 강렬한 색감과 다양한 소재가 섞인 인테리어 소품이 진열된 섹션. [사진 정춘목]

특유의 강렬한 색감과 다양한 소재가 섞인 인테리어 소품이 진열된 섹션. [사진 정춘목]

이런 콘셉트의 공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공간 디자인, 그중에서 공간 구성을 중요하게 봅니다. 이 공간은 브랜드 제품의 쇼룸입니다. 최적의 판매를 위한 동선보다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제품이 가진 개성은 살리면서, 조화를 통해 공간 전반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여내야 하죠. 사무엘 스몰즈 VMD(컨셉트에 맞춘 매장 꾸밈 혹은 꾸미는 사람)는 이곳을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했어요. ‘레트로 섹션’과 ‘모던 섹션’이 조화를 이루어 한정적인 공간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또한 출입구에 강렬한 색감의 레트로 제품을 비치한 것도 돋보였습니다. 처음 들어온 순간과 다 둘러본 나가는 순간까지 강렬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했습니다.

방문 만족도를 점수로 매겨줄래요.  

10점 만점이라면 7점입니다. 공간 전체에 사무엘 스몰즈의 레트로하고 모던한 분위기가 녹아있었습니다. 저에게는 단순 브랜드 쇼룸보다는, 바우하우스 전시 한 편을 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공간의 존재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두 공간으로 나눠 제품을 찬찬히 볼 수 있게 배려한 점도 좋았습니다. 직원들의 의상과 친절한 서비스도 기분 좋게 해주더군요. 다만 기대가 너무 컸던 때문일까요? 예약하면서부터 기대를 많이 했는데, 단조로운 구성이 브랜드 매력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또 비치된 제품 사이의 간격이 좁았던 탓에 동선이 불편했습니다.

선명한 컬러와 레트로한 디자인을 가진 사무엘 스몰스의 콘센트. 귀여운 모양과 컬러로 이곳의 대표상품이 됐다. [사진 정춘목]

선명한 컬러와 레트로한 디자인을 가진 사무엘 스몰스의 콘센트. 귀여운 모양과 컬러로 이곳의 대표상품이 됐다. [사진 정춘목]

이 공간을 만든 기획자에게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요.

서로 다른 제품의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조화를 이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곳은 출동되는 부분은 섹션을 나누고, 이질적 소재의 제품들로 조화를 만들어내는 VMD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기획자가 브랜드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잘 이해하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곳을 더 잘 즐기는 방법이 있을까요.  

세 가지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첫째는 단순히 인테리어 소품 숍으로 생각하지 말고, 하나의 전시라고 생각하면 다른 관점에서 공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 공간 트렌드나 레트로 디자인에 대한 내용을 숙지하고 공간을 보면 그 가치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미리 내 방 혹은 사무실에 잘 어울리는 포인트 컬러를 생각하고 방문하면 좋을 듯합니다. 그 색에 맞게 미니멀하고 레트로한 디자인 소품을 고르며 공간을 둘러보면 주체적으로 공간을 경험할 수 있거든요. 마지막은 이곳이 있는 동네인 '성수동'의 특징과 맞물려 느껴보면 좋겠어요. 공간은 공간 자체의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그 공간이 위치한 주변 지역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뜻 보면 지하 창고 옆에 무심하게 제품을 놓아둔 것 같지만, 성수라는 로컬 정체성과 맞닿아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특유의 메탈릭하고 인더스트리얼한 디자인 또한 성수와 잘 어울리죠. 이런 부분까지 확장해서 살펴본다면 사무엘 스몰즈 쇼룸의 공간 경험이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사무엘 스몰즈 성수 쇼룸
위치 서울 성동구 연무장5가길 25, SKV타워1 B108호
예약 네이버 예약(목~일요일, 오전 11:00~5:30 30분 간격으로 입장. 오후 12:30~2:00 점심시간), 최대 4인까지 예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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