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나이 드니 물만 마셔도 살찌나요? 장내 유익균 늘려 막아 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2021.05.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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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젊을 때 날씬한 몸매를 자랑했던 사람도 중장년에 접어들면서 피하기 힘든 게 ‘나잇살’이다. 젊을 때보다 음식을 더 먹지 않는 데도 살이 찐다. ‘물만 먹어도 살찐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량이 줄어들고 섭취한 칼로리가 예전만큼 소모되지 않아 체지방이 쌓이기 쉽다. 특히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이 체지방을 주로 내장에 축적한 ‘내장 지방’이 흔하다. 여성도 50세 이후 피하지방보다 내장 지방이 증가하는데, 이는 폐경과 함께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발현된 남성호르몬이 체지방을 내장에 쌓아두기 때문이다. 내장 지방은 복부비만뿐 아니라 고혈압·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으로 악화할 수 있다.

장 건강과 다이어트
‘살아 있는 균’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땐 장내 유익균↑ 유해균↓
마이크로바이옴 정상화에 도움

나잇살 주요 원인은 내장 지방 축적

중장년이 나잇살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선 탄수화물의 과잉 섭취를 피해야 한다. 탄수화물은 당으로 분해돼 혈당을 올리는데, 남아도는 당이 지방으로 바뀌어 내장에 잘 쌓여서다. 흰 밀가루, 흰 쌀밥 대신 통곡 밀, 잡곡밥을 섭취하면 이들 식품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탄수화물의 체내 흡수를 줄인다. 나잇살을 막기 위해 근력 운동도 필수다. 무산소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면 기초대사량이 증가한다. 단, 중년 이후엔 관절이 약해지고 골밀도가 낮아지므로 고무 밴드처럼 탄력 있는 도구를 이용하면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근력·기초대사량을 높일 수 있다.

장내 환경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장내 유익균이 적고 유해균이 많으면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바뀔 수 있다. 분자과학국제저널(2019)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뚱뚱할수록 정상인보다 장내 유해균인 퍼미큐테스(뚱보균)의 비율이 높았고 유익균인 박테로이데테스(날씬균)의 비율은 낮았다. 퍼미큐테스는 몸속 당분의 발효를 촉진하고 지방을 과하게 만들어 비만을 유도한다. 그러면서도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활성도를 떨어뜨려 식탐을 부른다. 반면에 박테로이데테스는 장 기능을 끌어올리고 면역력을 높인다. 지방 분해 효소를 활성화해 체지방의 빠른 연소를 돕고, 결국 살이 잘 찌지 않게 한다.

이 같은 유익균·유해균을 포함한 장내 미생물과 이들의 유전정보가 담긴 집합체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한다. 사이언스지(2013)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정상 몸무게에 해당하는 쥐의 장에 각각 뚱뚱한 사람, 마른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식했더니 뚱뚱한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식받은 쥐는 살이 쪘다. 반면에 마른 사람의 것을 이식받은 쥐는 몸무게가 줄어들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비만의 상관성을 입증한 것이다.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을 개선하는 손쉬운 방법의 하나가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충분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 있는 균’을 프로바이오틱스로 정의한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은 늘고 유해균은 줄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정상화를 돕는다.

락토바실러스 복합물이 체지방 줄여

최근엔 ‘체지방 감소’ 기능을 탑재한 프로바이오틱스도 개발됐다. 바로 ‘락토바실러스 복합물 HY7601+KY1032’다. 락토바실러스 복합물은 락토바실러스 커베터스(HY7601),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KY1032)이라는 두 가지 균주를 배합해 만든다. 이 복합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 원활’ ‘장 건강’ ‘체지방 감소’와 관련해 다중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장에 정착하면 지방세포의 합성을 억제하고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화해 체지방을 줄이는 원리를 적용했다.

이 복합물의 효과는 ‘기능성 식품 저널’에 실린 인체 적용시험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 25 이상 30 미만의 과체중에 속하는 한국인 120명을 대상으로 실험군에는 하루 100억Cfu의 락토바실러스 복합물을 섭취하게 하고, 대조군에는 위약을 12주간 섭취하게 했다. 이후 다이어트와 관련한 6가지 지표인 체지방률, 체중, 복부 지방 면적, 피하지방 면적, BMI, 체지방량을 비교 측정했더니 실험군에서만 이들 지표가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그러면서도 ‘제지방량(除脂肪量)’에는 변화가 없었다. 제지방량은 몸무게에서 체지방을 뺀 양으로 근육·미네랄·수분 등을 포함한다. 이는 특정 유익균을 늘리면 근육·수분은 지킨 채 체지방만 빼는 건강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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