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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경기에 3승, KLPGA 새로운 지존 박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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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사진 KLPGA]

박민지. [사진 KLPGA]

박민지(22)가 23일 강원 춘천의 라데나 골프장에서 벌어진 KLPGA 투어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박주영(31)을 꺾고 우승했다. 16일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박민지의 2주 연속 우승이며, 6경기를 치른 시즌 초반 벌써 3승째를 찍었다. 투어 데뷔 후 4년간 매년 1승씩만 했던 박민지는 올 시즌 3승을 목표로 했는데 벌써 달성했다. 박민지는 “너무 빨리 3승을 해 약간 당황했다. 상반기 끝나기 전 1승을 더하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올해 KLPGA 투어는 32경기를 치른다. 만약 박민지의 우승 확률 50%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6승을 하게 된다. 과거 KLPGA 투어에서 지존으로 통했던 신지애를 보는 듯하다. 2021년은 박민지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지는 “매치 일곱 번 이기면 우승이더라. 그래서 매일 매일 오늘도 이길 거라는 생각으로 경기했다. 어제오늘은 하루에 36홀씩 경기했는데 힘들어도 코스 안에서 죽자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우승 기회에서 흔들리곤 했던 박민지는 달라진 비결로 체력을 꼽았다. 그는 “겨울에 체력훈련을 미칠 정도로 했다. 복근 운동부터 러닝, 상·하체 운동, 밸런스 운동까지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말했다. 원래 박민지는 체력이 좋다. 박민지의 어머니 김옥화(62) 씨는 1980년대 한국 여자 핸드볼의 주축 선수였다. 김 씨는 “1980년대에 힘들게 훈련하던 시절 얘기를 해주면서 ‘죽기 살기로 운동하라’고 딸에게 가르쳤다. 다른 아이들은 그런 옛날얘기를 귀담아듣지 않았을 텐데 민지는 새겨듣고 열심히 훈련했다. 밥을 먹자마자 퍼트 연습을 하면서 소화를 시킬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런 박민지가 겨울 훈련 강도를 더 높였다.
결승에서 만난 박주영(31)도 만만치 않았다. 박주영은 오전 열린 준결승에서 정연주에게 4홀을 뒤지다 악착같이 쫓아가 마지막 홀에서 올스퀘어를 만든 후 연장 끝에 이겼다. 결승에서도 박민지와 엎치락뒤치락 경기했다. 14번 홀 정상적인 스윙을 하기 어려운 소나무 바로 옆에서 날카로운 트러블샷으로 파 세이브, 올스퀘어를 만든 장면이 박주영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러나 15번 홀에서 박민지가 열 걸음 버디 퍼트로 펀치를 날리자 박주영은 16번 홀에서 3퍼트 실수를 했다. 박민지는 17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핀 옆에 붙여 1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KLPGA 투어 12년 차로 228경기 만에 첫 승을 노렸던 박주영은 샴페인 축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박주영은 LPGA 투어에서 뛰는 박희영(34)의 동생이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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