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손정민 父 후회 "그냥 카이스트 다니게 할걸, 이사오지 말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강 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 씨가 "(의대 말고) 원래 다니던 학교에 다니도록 할걸"이라며 애통해했다.

故 손정민 군의 아버지 손현씨가 어버이날인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 앞 벤치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故 손정민 군의 아버지 손현씨가 어버이날인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 앞 벤치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손현 씨는 23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친구들의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제 실종 기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라며 "한밤중에 코앞의 장소로 나간 아들은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데 이제 웃는 얼굴을 볼 수가 없네요"라고 적었다.

손씨는 '왜?'라는 질문이 그치지 않는다며, "이사 오지 말걸, 밤에 내보내지 말걸, 원래 학교에 다니게할걸, 밤에 한 번만 더 연락해 볼 걸 하는 무한의 후회가 우리 부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고 털어놓았다.

정민 씨는 카이스트에 합격했지만, 의사가 되기 위해 다시 서울 사립대 의대에 입학했다.

앞서 정민 씨의 어머니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때 학원 라이드 시간을 줄이려고 대치동으로 이사갔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말한 바 있다.

손씨는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의혹보다 소득 없는 진행은 우리를 초조하게 한다"며 "상황은 빨리 모종의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하는데 야속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씨는 "오늘은 정민이 친구들의 마지막 대화 내용입니다.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많은데 너무 아쉽네요"라며 정민 씨의 친구들이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정민씨 카톡. 손현씨 블로그

정민씨 카톡. 손현씨 블로그

손씨가 공개한 카톡 내용에 따르면 정민 씨는 친구 A씨와 만나기 한 시간 여 전인 24일 밤 9시 28분쯤에도 문자를 보내 후배들을 챙겼다.

정민 씨가 "너 오토바이 타다가 다쳐서 병원 생활한다고 들었다. 얼른 나아서 보자"고 문자를 보내자 후배는 25일 새벽 0시 55분 "감사합니다, 얼른 회복해서 뵙겠다"고 답했다.

정민씨 카톡. 손현씨 블로그

정민씨 카톡. 손현씨 블로그

정민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 택시 탑승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연락이 끊겼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실종 현장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손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