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는 ‘해적의 바다’…지난해 선원 납치 96%가 이곳

중앙일보

입력 2021.05.22 13:00

서아프리카 가나 앞바다에서 한국인 선장 등 5명이 해적에 납치돼 정부에서 긴급 대응에 나선 가운데 이곳에서 활동하는 해적에 대한 국제사회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이지리아, 토고 등이 위치한 서아프리카 기니만 인근 국가들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이들이 해적으로 돌변하는 일이 잦아져 해적 사고와 선원 납치가 집중적으로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한국인 선장등 5명이 탄 참치잡이 어선이 납치된 기니만 해역. [구글 캡처]

지난 19일(현지시간) 한국인 선장등 5명이 탄 참치잡이 어선이 납치된 기니만 해역. [구글 캡처]

21일 해상안전위험 관리회사인 드라이어드글로벌은 한국인 선장을 비롯해 중국인 3명, 러시아인 1명 등 총 5명이 탑승하고 있던 참치잡이 어선 애틀랜틱 프린세스호가 지난 19일 오후 6시쯤 가나 수도 아크라 동쪽 연안 도시 테마 앞바다에서 납치됐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약 1년 사이에 발생한 4번째 한국인 선원 납치사건으로 이미 지난해 5월 초와 6월 말, 8월 말에 3차례나 선원이 납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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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28일 한국인 2명이 기니만에서 불상의 납치단체에 의해 피랍됐다 풀려났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28일 한국인 2명이 기니만에서 불상의 납치단체에 의해 피랍됐다 풀려났다. 연합뉴스

국제해사국(IMB)에 따르면 2020년 해적이 선원을 납치한 해적사고의 96.3%(130명)가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2월 해양수산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해적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며 “서아프리카 해역에서의 선원 납치가 2016년 이후 계속 증가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해역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적이 몰리는 건 과거 해적사고가 자주 발생했던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서 청해부대와 국제 사회의 연합해군 등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해적 활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니만이 아프리카 남부와 서부를 잇는 주요한 교역 통로라는 점에서 해적들의 주 활동지가 이동했다는 것이다.

선박 경로를 추적하는 베슬트래커닷컴에 올라온 애틀랜틱 프린세스호의 모습. 뉴스1

선박 경로를 추적하는 베슬트래커닷컴에 올라온 애틀랜틱 프린세스호의 모습. 뉴스1

또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하며 환경이 파괴된 나이지리아에서 해적이 대거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는 “나이지리아의 석유 생산량은 점차 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땅과 바다가 오염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해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더 많은 개입과 지역사회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세계 주요 해운사들도 성명서를 통해 국제사회의 추가 개입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세계 100여 개의 해운사들은 “선박에 대한 해적들의 공격 수법이 정교해지고, 폭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몸값을 노리는 해적에 대비하기 위해선 더 많은 군사‧정보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해적 퇴치를 위한 계획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종합상황실에서 우리 국민 해적 피랍과 관련해 상황점검회의를 갖고 있다. 뉴스1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종합상황실에서 우리 국민 해적 피랍과 관련해 상황점검회의를 갖고 있다. 뉴스1

한편, 해수부는 21일 대책 회의를 여는 등 우리 선원 구조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다만 국제규범상 정부가 직접 해적이나 테러리스트에게 인질의 몸값을 주는 것이 허용되지 않아 우선 해당 선사가 해적과 접촉할 예정이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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