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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메시지도 그랬다, '정치인 윤석열' 칼 끝은 文만 겨눴다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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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으로의 변신을 모색중이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겐 아직 검사나 칼잡이의 인상이 더 강하다. '정치인 윤석열'에겐 아마 영원히 피할 수 없는 숙명일 것이다. 그는 추미애 법무장관과의 극심한 갈등, 여권의 ‘검수완박’에 맞서다 검찰총장직을 내던졌다.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 후보 1위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문재인 대통령, 현 정권과 맞서는 투사의 이미지리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월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월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지난 16일 그가 던진 메시지도 그랬다.  윤 전 총장은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이자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이 우리 국민들 가슴속에 활활 타오르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5·18은 어떤 형태의 독재와 전제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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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지극히 원론적인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연한 윤 전 총장의 설명을 보면 그의 칼끝이 어디를 향하는지가 분명해진다.

“5·18 정신은 힘을 가진 자가 권력을 남용해 누구를 탄압할 때, 그것이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끊임없이 거부하고 저항하라는 것”,"5·18은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닌 보편적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정신","남북관계란 특수성을 고려해도 유엔 북한인권 결의에 이름을 빼선 안된다. 미얀마 사태에 대해서도 더 강력한 규탄을 해야하지만 안한다. 518 정신을 선택적으로 써먹고 던지면 안된다”,”자유민주주의의 반대는 독재와 전체주의,현 정부는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 하지 않았느냐.”

그의 주적은 역시 문 대통령과 현 정권이다.  윤 전 총장이 문 대통령의 대표적인 실패정책들을 ‘콕 집어 열공’하고 있다는 분석도 언론에선 제기된다.  과거 문 대통령 면전에서 소득주도성장론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과의 면담, 문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비판적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와의 학습 등이 그렇다. 그래서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의 대척점에 서 있다는 걸 그가 온 몸으로 말하는 느낌"이란 말도 나온다.

투사로서의 존재감을 키울 수는 있겠지만 누군가에 반대하는 방식의 정치엔 한계가 있다. 과거 “보수가 낼 수 있는 최고의 후보”로 불렸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시종일관 김대중 대통령(DJ)을 타깃으로 삼았다. DJ의 대항마로 DJ비판의 선두에 서면 손 쉽게 대통령이 될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국민들은 '반대하는 정치인'이미지가 굳어진 이 전 총재 대신  ‘새로운 시대’를 앞세운 노무현을 택했다. "대선은 과거에 대한 투표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투표"란 말이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윤 전 총장의 창조적인 다음 메시지가 기대된다.

서승욱 정치팀장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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