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극에 달하면 심장에 탈 난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1.05.2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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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호 21면

마음의 상처로 죽을 수도 있을까

마음의 상처로 죽을 수도 있을까

마음의 상처로

죽을 수도 있을까
니키 스탬프 지음
김소정 옮김
해나무

사별이나 이혼 등 비통한 일을 겪었을 때 심장이 부서진다는 느낌이 든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사실 그럴까. 이를 의학적으로 분석한 책이 『마음의 상처로 죽을 수도 있을까』다. 이 책은 호주의 여성 심장외과 전문의가 실제 수술을 하면서 겪은 일화들을 함께 실어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이 아프다는 표현을 하지만 실제로는 심장에 이상이 생겨 심장이 아픈 것이다. 몸과 마음이 맞닿은 곳이 심장이다.

가슴 통증을 동반하는 심장마비 증세와 비슷한 상심증후군의 병명은 ‘타코츠보(蛸壺) 심근증’ 혹은 스트레스성 심근증이다. 타코츠보는 문어를 잡을 때 사용하는 목이 좁고 동그란 밑 부분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항아리다. 이것이 마치 고장 난 심장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상심증후군 환자의 90%는 여성이고 나머지 10% 남자 환자의 경우 심리적 문제보다는 싸움 등으로 신체적 충격을 받을 때 주로 발병한다고 한다.

이 병은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성 호르몬의 과다 분비 영향으로 관상동맥이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고 수축하면서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액이 줄어 발생한다.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장 근육이 손상되면 심장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지난 16일 아들의 장례식에 참가한 한 팔레스타인 아버지와 생존 남동생. [AP=연합뉴스]

지난 16일 아들의 장례식에 참가한 한 팔레스타인 아버지와 생존 남동생. [AP=연합뉴스]

이혼한 남자와 여자 모두 심장마비가 올 위험이 높다. 특히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여자들이 위험했다. 여자들은 재혼을 하더라도 심장마비 발병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았다.

마음과 심장은 정말로 연결돼 있다. 부서진 심장 때문에 우리가 언제나 죽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육체 건강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는 심장 질환뿐 아니라 뇌 질환, 당뇨 등의 질병에도 취약하게 만든다.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몸에 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이 더 많이 쌓였다. 심장과 연결된 혈관을 비롯해 여러 혈관의 내벽을 이루는 세포에서 염증 반응도 증가했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사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좋은 콜레스테롤 감소 증상이나 질환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존재와 관찰에 중점을 두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익히게 하는 ‘마음챙김 수련’은 좋은 스트레스 완화법이다. 실제로 심부전 환자가 마음챙김 수련을 하면 불안과 우울증으로 생긴 증상이 크게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픈 심장을 공격하는 호르몬이나 신경 신호를 줄이거나 끄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요가와 조깅 등도 신체와 마음을 단련하고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펌프질을 더 잘하게 만들어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의 하나다. 18~64세 성인은 일주일에 중간 강도(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 걸을 수 있는 정도)의 유산소 활동을 150분 하거나 강한 강도의 유산소 활동 75분 정도를 하라고 세계보건기구는 권장한다. 당뇨를 가진 사람이 일주일에 최소 150분 정도 운동하면 사망할 가능성도, 약물 의존도도 낮아진다는 결과가 있다. 하루 2잔 이내의 레드 와인, 카카오 함량이 70%가 넘는 다크 초콜릿도 사람에 따라서 심장에 좋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과학은 사랑의 효과를 아직 분명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사랑은 우리가 기꺼이 줄 수 있고 기꺼이 추구해도 좋은 약임은 틀림없다.

심장을 튼튼히 유지하는 비결이 이 책에 다 들어 있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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