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상생협력법, 어떻게 바뀌었을까?

중앙일보

입력 2021.05.21 15:57

업데이트 2021.05.24 17:02

법무법인 (유) 대륙아주 권대현 변호사

법무법인 (유) 대륙아주 권대현 변호사

기업간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는 대표적인 법률로는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 있다. 이와 유사한 성격의 법률로 중소벤처기업부 소관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이 있지만 하도급법에 비하여 적용 사례가 많지 않고, 규제의 실효성이 부족하여 널리 알려져 있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 4월 21일자로 개정 상생협력법이 시행되었으며, 개정 내용 중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시정명령을 통해 불공정거래행위를 직접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또한, 법 개정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는 불공정거래에도 상생협력법은 이미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었다는 점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하에서는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의 적용 범위의 차이 및 개정 상생협력법상의 주요 내용과 의미를 알아보고자 한다.

상생협력법은 위탁기업 및 수탁기업의 업종과 무관하게 수·위탁거래가 광범위하게 인정되는 반면, 하도급법은 해당 거래가 위탁기업의 “업에 따른” 위탁이어야 하는 제한이 있다. 이에 따라, 상생협력법이 규제하고 있는 유형은 30개이고, 하도급법은 이 중 7개 유형만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예를 들면, 하도급법상 건설 위탁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위탁기업과 수탁기업 모두 건설업자이어야 하므로 제조업체가 건설 위탁을 하는 경우에는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상생협력법은 그러한 업종 제한이 없으므로 수·위탁거래에 해당된다. 또한, 하도급법상 제조 위탁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위탁의 내용이 해당 위탁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에 해당되어야 하지만 상생협력법은 그러한 제한이 없다. 예를 들면, 핸드폰 제조업자가 작업복 제조를 위탁한 경우 하도급거래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상생협력법상 수·위탁거래에는 해당된다. 이렇듯 거래 유형의 제약으로 하도급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많은 수급사업자들에게 상생협력법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에 위탁한 경우 하도급법 및 상생협력법이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대기업/중견기업간 및 중견기업간 거래에서 연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중견기업은 경우에 따라 하도급법상 수급사업자로서 보호받지 못할 수 있고, 중소기업간 거래에서는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보다 연간매출액이 큰 경우에만 적용된다. 반면 상생협력법은 이러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위탁기업이 수탁기업보다 매출액이 적은 경우라도 상생협력법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연매출액 규모와 무관하게 수탁기업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서면발급, 납품대금 지급, 부당 납품대금 결정, 부당 위탁취소, 부당 기술자료 유용 등 대체적으로 양 법이 규제하는 거래 유형이 유사하다. 그러나, 부당한 발주 물량 감소/중단 금지 및 부당한 발주 기피 등 상생협력법에 특유한 일부 규제 유형이 있다. 이러한 거래에 대해서는 수탁기업이 하도급법으로는 보호받지 못하므로, 중소벤처기업부 수·위탁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이에 대한 분쟁조정신청 및 조정 사례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구 상생협력법에 따르면, 공급원가가 일정 수준 이상 변동되는 경우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조합원인 수탁기업의 신청을 받아 위탁기업과 납품대금의 조정을 위한 협의를 대신할 수 있으나, 중소 기업협동조합도 영세하거나 협상력이 부족하여 실제 활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개정법에서는 수탁기업 및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신청을 받아 ‘중소기업중앙회’가 위탁기업에 납품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고, 신청받은 위탁기업은 10일 이내에 협의를 개시할 의무가 있다. 개정된 상생협력법에서는 중소기업의 협상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줄 수 있는 절차가 신설된 것이다.

중기부장관은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는 불공정거래행위 적발시 위탁기업에 납품대금의 지급, 법 위반행위의 중지, 향후 재발 방지 등 시정조치를 직접 명할 수 있게 되었다. 구 상생협력법에 따르면 납품대금 지급명령 등 시정명령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중기부장관의 개선 요구 및 이에 응하지 않는 경우 공표하는 것 외 실효성 있는 규제조치가 어려웠으나, 개정된 상생협력법에 따르면 위탁기업이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는 경우 중소벤처기업부는 상호 및 시정명령의 요지를 공표하고, 공표 후 1개월이 지날 때까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기업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권대현 변호사는 법무법인(유) 대륙아주 파트너변호사로서, 중소벤처기업부 수위탁거래분쟁조정협의회 위원으로서 상생협력법 관련 분쟁에 조정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경쟁연합회 및 삼성전자 등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생협력법을 강의하고 있다. 그 외 공정거래조정원 대리점분쟁조정협의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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