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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00원 팔던 카카오재팬, 5년만에 8.8조 기업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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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는 일본 진출 4년 만에 1위 웹툰 플랫폼 자리에 올랐다. [사진 카카오재팬]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는 일본 진출 4년 만에 1위 웹툰 플랫폼 자리에 올랐다. [사진 카카오재팬]

글로벌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재팬이 8조8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외부에서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로 하면서다. 카카오의 해외 자회사 중 외부에서 수혈(투자)을 받는 건 카카오재팬이 처음이다.

외부서 6000억 규모 첫 투자 유치 #일본서 웹툰 플랫폼 픽코마로 대박 #하루 최대 거래액 45억원 급성장 #“지식재산권 사업 가치 높게 인정”

20일 카카오는 “카카오재팬이 앵커에퀴티파트너스와 해외 국부펀드에서 6000억원 규모 투자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서 인정받은 카카오재팬의 기업 가치는 8조8000억원.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피 40위권이다. 픽코마는 2016년 4월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웹툰 플랫폼이다.

카카오재팬 매출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카오 감사보고서]

카카오재팬 매출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카오 감사보고서]

출시 초기 하루 거래액이 200엔(2000원)인 날도 있었던 픽코마는 카카오의 독자 비즈니스모델 ‘기다리면 무료(마떼바¥0)’를 적용하고,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작품 ‘나 혼자만 레벨업’ 등이 성공을 거두며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픽코마 거래액은 2018년 630억원에서, 2019년 1440억원, 작년 4146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 1분기엔 거래액 1521억원, 일간 최대 거래액 45억원(5월 5일 기준)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투자업계에서 카카오재팬의 몸값을 5조~6조원 정도로 봤지만, 매출 성장세가 여전하고 카카오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기업 가치를 높게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싱가포르·중국·일본·네덜란드·미국 등에 31개 해외 종속기업을 보유했지만(2020년 말 기준), 외부 직접 투자 유치 없이 모회사인 카카오의 자금을 계속 밀어 넣어 왔다. 이번 투자는 카카오 해외 자회사의 첫 투자 유치다.

김재용

김재용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CIO)은 “카카오재팬의 투자 유치는 올해 일본 콘텐트 기업 중 최대 가치, 최대 규모”라며 “이번에 확보한 자원을 바탕으로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IP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카카오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역시 “플랫폼과 창작자 육성에 더 과감히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홍콩계 펀드 앵커애퀴티파트너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지분 20.49%)이기도 하다. 2016년 카카오페이지에 1250억원, 지난해 카카오M에 21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1월엔 카카오뱅크에도 2500억원을 베팅했다. 앵커애퀴티가 카카오재팬 투자를 위해 조성한 펀드의 이름은 ‘라이언&프렌즈 펀드’다.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을 이름으로 썼다. 이번 투자로 라이언&프렌즈 펀드는 카카오재팬 지분 7.8%를 보유한 3대 주주가 된다. 모회사 카카오의 지분율은 72.9%다.

카카오재팬 몸값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카카오재팬의 2대 주주(지분 18.2%)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도 눈길이 쏠린다. 카카오엔터는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투자업계에서는 대략 7조~10조원의 기업가치가 있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카카오재팬이 예상보다 높게 기업가치를 평가받자,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지난달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 기업가치는 20조원 이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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