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표의 여행의 기술
한국인 네 명 중 한 명이 개와 동거하는 시대다. 농림축산식품부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약 495만 가구가 598만 마리 반려견과 산다. 요즘 애견인은 여행할 때도 개와 함께한다. 드라이브 여행을 가거나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훌쩍 날아갈 때도 반려견을 데리고 간다. 그러나 궁금한 게 많다. 반려견을 데리고 아무 산이나 가도 되는지, 비행기 기내에 함께 탈 수 있는지. ‘펫캉스(Pet+Vacance)’를 위한 요긴한 정보를 모았다.
애견 동반 펜션 예약 81% 증가
여행에 앞서 애견인은 준비할 게 많다. 숙소부터 관광지·식당·카페까지, 반려견을 데리고 갈 수 있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반려견 정보 앱 ‘펫트워크’의 김남림 대표는 “애견 동반이 가능하다는 숙소나 카페 중 정책을 바꿔 입장을 금지하는 곳이 은근히 많다”며 “중소형견만 허용하고 대형견 입장을 막는 곳도 많은 만큼 미리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애견인 사이에서도 ‘호캉스’가 유행이다. 콘래드 서울, 포시즌스 호텔 서울 같은 특급호텔도 일부 객실의 애견 동반을 허용한다. 애견 전용 침대, 배변 패드, 먹이, 장난감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대명소노그룹은 아예 ‘소노펫클럽&리조트’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소노캄 고양(경기도 고양), 비발디파크(강원도 홍천)에 각각 24개, 154개 객실을 반려견 동반 숙소로 쓴다. 객실뿐 아니라 뷰티·의료·교육 서비스도 제공한다. 수도권에는 애견 펜션이 특히 많다. 숙박 예약 앱 ‘야놀자’는 올해 1~5월 애견 동반 펜션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6% 늘었다.
야외라고 아무 데나 반려견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국립공원은 반려동물 출입 시 과태료 10만원, 국·공립 수목원은 과태료가 5만원이다. 생태계 교란 우려 때문이다. 한려해상·다도해 국립공원에 속한 섬을 찾아가는 반려견 가족이 많은데, 섬마을은 괜찮지만 탐방로 출입은 금지다.
국립 자연휴양림은 딱 네 곳만 반려견 입장을 허용한다. 산음(경기도 양평), 검마산(경북 영양), 천관산(전남 장흥) 자연휴양림과 화천숲속야영장(강원도 화천)에서 야영장이나 숙소를 이용할 수 있다. 동물보호시스템에 등록한 6개월 이상, 15㎏ 이하 반려견만 받아준다.
반려동물 마일리지 주는 항공사
자가용에 반려견을 태울 때도 준비가 필요하다. 멀미를 예방하기 위해 출발 1~2시간 전에 먹이를 주고, 이동 중엔 1~2시간마다 쉬는 게 좋다. 전국 199개 고속도로 휴게소 중 14곳이 반려견 놀이터를 갖췄다. 덕평휴게소, 죽암휴게소(서울 방향), 단양팔경휴게소(부산 방향)가 대표적이다. 단 식당 같은 실내공간 출입은 금지한다. 일부 휴게소는 코로나19 때문에 반려견 놀이터를 휴장 중이니 미리 확인하자.
요즘 반려견을 비행기에 태우는 애견인도 많다. 몇 년 새 제주도에도 반려견 동반을 허용하는 숙소와 카페가 부쩍 늘었다. 반려견 동반 탑승은 항공사마다 규정이 다르니 깐깐하게 비교하자.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국내선 편도 반려동물 항공료가 1만원이며, 운송 용기를 합한 무게가 5㎏ 이하여야 한다. 티웨이항공은 편도 2만원으로 조금 비싸지만 9㎏까지 허용한다. 기준 무게를 넘어서면 화물칸에 태워야 한다. 티웨이항공 윤성범 홍보팀장은 “지난 2월 허용 무게를 7㎏에서 9㎏으로 상향 조정한 뒤 이용객이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반려동물도 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대한항공은 편도 12회, 티웨이항공은 6회 탑승하면 1회 무료 탑승권을 제공한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