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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떠난다는데 손흥민은 들썩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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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애스턴 빌라전 후 손흥민(왼쪽)과 악수하는 케인, 올 시즌 14골을 함께 만들어낸 콤비지만 헤어질 가능성이 높다. [EPA=연합뉴스]

애스턴 빌라전 후 손흥민(왼쪽)과 악수하는 케인, 올 시즌 14골을 함께 만들어낸 콤비지만 헤어질 가능성이 높다. [EPA=연합뉴스]

1-2.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한 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패배한 홈팀 토트넘 홋스퍼의 일부 팬들이 욕설과 야유를 쏟아냈다. 승점(57점)과 순위(7위) 모두 제자리 걸음하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 확보 경쟁에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2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에서 토트넘은 애스턴 빌라에 역전패했다. 24일 열리는 5위 레스터시티와 최종전마저 패하면 유로파리그 출전 마지노선인 7위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토트넘 간판 골잡이 이적 급물살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 후 눈물 #맨시티·맨유·첼시 등 접촉중 #“케인 나가면 손흥민도 떠날 것”

실망한 홈 팬들의 야유는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28)의 등장과 함께 멈췄다. 경기 직후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며 관중석에 박수를 보낸 케인의 눈가는 촉촉했다. 언제나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는 케인이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서 흘린 눈물. 그 의미를 알아챈 팬들은 야유를 멈추고 따뜻한 박수로 격려했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케인이 인사하자 소란스럽던 관중석이 일순 잠잠해졌다. 그의 표정과 몸짓이 마치 작별인사 같았기 때문”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해리 케인

해리 케인

영국 현지 언론은 근래 들어 케인의 이적이 임박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낸다. 일간지 타임스가 19일 “케인이 최근 토트넘 구단에 여름 이적시장 기간 중 다른 팀으로 이적하겠다는 의사를 정식 통보했다”고 전한 게 시발점이 됐다.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이상 잉글랜드), FC바르셀로나(스페인) 등 여러 빅 클럽이 케인과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수 자신도 이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지난달 인터뷰에서 “개인상도 의미가 있지만, 내 진짜 목표는 우승 트로피다. 아쉽게도 이곳(토트넘)에선 어려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케인은 2009~10시즌 토트넘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13년 간 단 한 번도 우승컵에 입을 맞춰보지 못했다.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32골(16도움)을 터뜨린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리더이자 간판 스타가 이적설에 휘말리자 팀 분위기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대중지 선은 20일 “케인의 이적은 동료 선수들의 연쇄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은 토트넘이 우승 의지를 접은 걸로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라 짚었다. 베테랑 골키퍼 휴고 요리스는 토트넘의 재계약 제의를 거절하고 추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탕기 은돔벨레, 세르주 오리에,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도 타 구단과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돈이다. 토트넘은 케인을 판매할 경우 이적료로 1억5000만 파운드(2400억원) 이상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인에 눈길을 보내는 팀들은 몸값을 1억 파운드(1600억원) 이내로 묶는 대신, 파격적인 주급 인상을 약속해 선수를 설득한다는 전략이다. 선은 “맨시티와 맨유가 5년 계약에 주급 30만 파운드(4억8000만원)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 시즌 케인의 주급은 23만 파운드(3억7000만원)다.

케인 이적 여부와 맞물려 손흥민의 거취도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토트넘과 재계약 합의가 임박했다는 지난달 보도와 달리, 여전히 심사숙고 중인 모양새다. 올 시즌 14골을 합작하며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합작골 신기록을 작성한 ‘환상의 짝궁’ 케인의 이탈은 손흥민에게도 반갑지 않은 뉴스다. PA스포츠는 20일 토트넘 간판 공격수 출신 폴 스튜어트의 말을 인용해 “케인이 토트넘을 떠난다면 손흥민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우승 도전에 대해) 손흥민과 케인은 똑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이적시장에 나온다면 여러 구단이 영입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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