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경제성장 중인 中, 점점 심해지는 '이것'에 속앓이

중앙일보

입력 2021.05.20 17:46

“최근 몇 년 새 이곳으로 이주해 오는 친척과 친구들이 부쩍 늘었어요. 더 나은 일자리, 더 따뜻한 기후 그리고 더 좋은 교육을 위해서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중국 북부. [사진 셔터스톡]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중국 북부. [사진 셔터스톡]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도시 선전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고 있는 한 여성의 말이다. 그는 “고향이 헤이룽장성인데 최근 그곳에서 선전으로 오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나 홀로 경제성장’ 중인 중국이 점점 더 심해지는 지역 격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WSJ는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이 중국 내 지역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며 “더 나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이들이 남부 지역으로 이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생명공학ㆍ전기자동차 등 새로운 산업 관련 일자리가 대거 들어선 남부는 점점 더 부유해지는 반면, 탄광ㆍ제철소 등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 산업이 발달한 북부는 예전과 같지 않아서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도시 선전 [사진 셔터스톡]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도시 선전 [사진 셔터스톡]

◇ 점점 심해지는 중국 지역 격차 문제, 남부로 사람 몰린다

특히 사람이 몰리는 곳은 텐센트, 화웨이 등이 들어선 선전이다. 이 지역 경제는 지난해 3.1% 성장해 전국 평균(2.3%)을 앞섰다. 미국 메릴랜드주 경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헤이룽장성 북동부의 무단장시(市)는 0.4% 성장하는 데 그쳤다. 당연히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선전 인구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약 28% 증가했다.

가장 먼저 변화가 감지되는 곳은 주택 시장이다.

선전의 주택 가격은 지난해만 14% 상승했다. 앞서 예로 든 무단장시가 같은 기간 10% 하락할 때 이같이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내 지역 격차는 팬데믹 이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남부 지역은 IT 산업 붐의 수혜를 입어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있지만, 자원이 풍부해 그간 성장을 주도해왔던 북부는 인구가 빠져나가며 쇠락 중”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선전에 위치한 텐센트 [사진 셔터스톡]

중국 선전에 위치한 텐센트 [사진 셔터스톡]

실제 중국 북부 지역의 경제 점유율은 2012 년 42.9%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35.2%에 불과했다. 지역별 GDP로 따져봐도 북부 지역은 맥을 못 추고 있다. 부채 상황도 좋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격차가 쉽게 줄어들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대거 전환하고 있고 ‘친환경’ ‘4차 산업혁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기반 산업이 발달한 북부 지역에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또 늘어나는 빚을 감당하기 힘들어진 중국 정부가 지방 재정을 조이면서 이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국 북부에는 철강공장 등 전통적인 제조업 공장이 많다. [사진 셔터스톡]

중국 북부에는 철강공장 등 전통적인 제조업 공장이 많다. [사진 셔터스톡]

블룸버그통신은 “지역 격차가 지금보다 더 커지면 사회 불안정을 가져올 뿐 아니라, 자칫 금융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며 “중국 정부는 이를 해소하면서 장기적인 목표를 이뤄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처했다”고 짚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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