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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다가오는 긴축, Fed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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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 사진은 12월 1일 미 의회에 출석해 증언할 때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 사진은 12월 1일 미 의회에 출석해 증언할 때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긴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관련 논의를 시작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Fed가 통화정책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6월 FOMC에서 테이퍼링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Fed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27~28일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 참석자들은 “경제가 FOMC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할 경우 향후 개최될 회의 중 언젠가(at some point) 자산매입 속도를 수정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Fed 내부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자산 매입 축소는 시기상조라고 했지만,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세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Fed 내부에서 통화 정책의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Fed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낮추고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고용 시장의 회복세를 확인할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Fed의 목표치(2%)를 벗어나는 일정 수준의 물가 상승(오버슈팅)은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BFC '워크업' 접종소를 찾은 한 남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접수를 하고 있다. [이광조 JTBC 영상기자]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BFC '워크업' 접종소를 찾은 한 남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접수를 하고 있다. [이광조 JTBC 영상기자]

그럼에도 Fed 내부에서 긴축 논의를 테이블에 올리자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미국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세에 기인한다. 특히 백신 보급이 본격화하며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4.2%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S&P GSCI)는 지난 9일 526.28을 기록해 2014년 11월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의사록에 따르면 FOMC 몇몇 위원들은 "물가를 올리는 공급망 병목 현상과 원자재 부족 사태가 빠르게 회복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올해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FOMC 위원들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위원이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일시적"이라며 “경제가 추가로 상당한 진전에 이를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실제 긴축과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찰스스왑의 캐시 존스 최고채권전략가는 "Fed가 처음으로 긴축을 시사했지만 점진적 과정일 것"이라며 "모두 조건형 표현이었다는 점에서 Fed가 스스로 여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부진한 고용지표도 Fed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월 FOMC 직후 확인된 고용 부진과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인해 미국의 경제 회복 궤도를 전망하기가 더욱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FOMC 이후 발표된 4월 고용 지표가 부진하긴 했지만, 오는 6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관련) 대화를 조금씩 시작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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