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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매출 2000원이던 카카오재팬, 8.8조 몸값 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5.20 17:15

카카오재팬이 6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글로벌 웹툰 플랫폼 '픽코마(Piccoma)'를 운영하는, 카카오의 자회사다. 20일 카카오는 "카카오재팬이 앵커에퀴티파트너스와 해외 국부펀드에서 6000억원 규모 투자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서 인정받은 카카오재팬의 기업가치는 8조8000억원.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KT(8조 3800억원)나 LG디스플레이(8조원)보다 높은, 코스피 시총 40위권에 해당하는 평가다.

웹툰 픽코마, 6000억원 투자 유치

카카오재팬 매출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카오 감사보고서]

카카오재팬 매출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카오 감사보고서]

하루 매출 2000원→ 45억원, 8조 원대 기업 되다

픽코마는 2016년 4월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웹툰 플랫폼이다. 한국에선 웹툰이 이미 대세였지만, 일본 시장은 출판만화 중심이었다. 초기에는 픽코마 하루 거래액이 200엔(2000원)인 날도 있었다.

카카오의 독자 비즈니스모델 '기다리면 무료(마떼바¥0)'를 적용하고,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작품 ' 나 혼자만 레벨업' 등이 성공을 거두며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픽코마 거래액은 2018년 630억원에서, 2019년 1440억원, 작년 4146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 1분기 거래액 1521억원, 일간 최대거래액 45억원(5월 5일 기준)을 기록하며, 여전히 성장세가 가파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투자업계에서 카카오재팬의 몸값을 5조~6조원 대로 봤지만, 매출 성장세가 여전하고 카카오의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사진 카카오재팬]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사진 카카오재팬]

카카오재팬 김재용 대표는 "론칭 4년 만에 글로벌 1위 주자로 올라선 픽코마의 경쟁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플랫폼과 창작자 육성에 더 과감히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픽코마는 2019년 4분기부터 흑자 전환했고, 지난해 7월부터 일본 만화 앱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에 '쉐르파 스튜디오', 한국에 '스튜디오 원픽'을 설립해 창작자 발굴과 오리지널 웹툰 제작 등 IP 강화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카카오' 청신호

카카오는 싱가포르·인도네시아·중국·일본·네덜란드·미국 등에 31개 해외 종속기업을 보유했지만(2020년 말 기준), 외부 직접 투자 유치 없이 모회사인 카카오의 자금을 계속 밀어 넣어 왔다. 이번 투자는 카카오 해외 자회사의 첫 투자 유치다.

카카오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IP 사업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최근 총 1조1000억원을 들여 글로벌 웹소설·웹툰 플랫폼인 래디쉬와 타파스를 연달아 인수했다. 네이버웹툰·왓패드(웹소설)를 보유한 네이버와 본격 글로벌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CIO)은 "카카오재팬의 투자 유치는 올해 일본 콘텐트 기업 중 최대 가치, 최대 규모"라며 "이번에 확보한 자원을 바탕으로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IP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카카오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가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번에도 라이언의 친구, 앵커애퀴티 

이번 투자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애퀴티파트너스가 주도했다. 이 회사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지분 20.49%)이기도 하다. 2016년 카카오페이지에 1250억원, 지난해 카카오M에 21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카카오의 콘텐트 사업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카카오뱅크에도 2500억원을 투자했다.

앵커애퀴티가 카카오재팬 투자를 위해 조성한 펀드의 이름은 '라이언&프렌즈 펀드'.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을 이름으로 썼다. 이번 투자로 라이언&프렌즈 펀드는 카카오재팬 지분 7.8%를 보유한 3대 주주가 된다. 모회사 카카오의 지분율은 72.9%다.

카카오엔터에 쏠리는 눈

카카오재팬 몸값이 8조8000억원이라고 하니, 카카오재팬의 2대 주주(지분 18.2%)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도 눈길이 쏠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공식 출범한 카카오 IP의 핵심 회사로, 픽코마·타파스·래디쉬 등 플랫폼에 콘텐트를 제공한다.

카카오엔터는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투자업계에서는 7조~10조원의 기업가치를 매기는 중. 하지만 카카오재팬이 예상보다 높게 기업가치를 평가받자,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지난달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 기업가치는 20조원 이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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