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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보다 TK 늦게 찾은 野지도부…2년 만에 박정희 생가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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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호남 공략’에 집중해 온 국민의힘 지도부가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TK(대구ㆍ경북)를 찾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한 뒤 “야당다운 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5.20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5.20 오종택 기자

이날 오전 김 대표대행은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했다. 지난 2일 취임한 후 첫 TK 방문이다. 김 대표대행의 생가 방문에 수십 명의 환영 인파가 몰려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국민의힘”을 연호했다. 김 대표대행은 방명록에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주춧돌을 놓으신 높은 뜻을 더욱 계승, 발전하겠다”고 썼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건 2019년 5월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대표 이후 2년 만이다. 역대 당 지도부는 대부분 경제성장론을 강조할 때 구미를 찾았다. 2019년 5월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처음 찾은 황 전 대표는 “삼성전자도 박 전 대통령 말씀으로 시작됐다”며 “부국강병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18년에 구미를 찾은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방명록에 “다시 성장을 이야기할 때”라고 썼다.

이날 김 대표대행도 이날 추모관 앞에서 당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근대화의 주역”이라며 “미래를 보고 대한민국의 계획과 산업화를 실천해 온 리더십이 절실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정권이 가진 정책실패를 극복하는 힘을 국민의힘이 앞장서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철우 경북지사, 구자근(경북 구미갑)ㆍ김영식(경북 구미을) 의원 등이 함께 했다.

김 대표대행은 이날 오후 구미상공회의소를 찾아 반도체 및 미래ㆍ첨단소재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대표대행은 이 자리에서 “최근들어 정부가 기업에게 오히려 더 큰 짐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뒤늦게나마 반도체 벨트 전략을 발표하긴 했지만 병주고 약주는 꼴”이라며 “늦기 전에 국회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의 쌀을 가열차게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삼성전자 경기 화성캠퍼스를 방문한 데 이어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방점을 둔 행보다. 당내에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집토끼를 다지는 한편, 정부에 반도체 메시지를 선점 당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추도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2020.10.26/뉴스1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추도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2020.10.26/뉴스1

앞서 지난해 총선 후 국민의힘은 ‘집토끼’ 영남보단 호남에 집중구애를 펼쳐왔다. 대선을 앞두고 ‘도로영남당’ 논란을 피해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겠단 취지였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해 10월 박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를 맞아 추도식에 참석한 게 임기 중 유일한 구미 방문이었다. 김 대표대행은 지난 7일 취임 후 첫 지역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5ㆍ18 유족에게 고개를 숙인 뒤 “우리 당이 친(親)호남을 넘어서 핵(核)호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에도 5ㆍ18 4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주먹을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날 TK에선 일부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그동안 우리 당에서 정처없이 왔다갔다 하는 걸 봤는데, 대표든 원내대표든 갈 일 있으면 박 전 대통령 생가를 가장 먼저 찾아서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을 배워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대행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현 정권은 갈라치기하는데 익숙해서 영·호남 국론을 분열시키지만, 영·호남행을 구분할 게 아니라 어느 지역이든 똑같은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계승할건 하고 반성할건 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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