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든 유괴범이 줄행랑 쳤다, 11세 소녀 '황금 발차기' [영상]

1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한 남성이 홀로 스쿨버스를 기다리던 11세 소녀를 납치하려고 달려가고 있다. [유튜브 캡처]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흉기를 들고 달려든 납치범을 뿌리치고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11세 소녀가 화제다. 납치범이 소녀를 유괴하려던 장면이 고스란히 찍힌 CCTV 영상도 공개됐다.

1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플로리다 에스캄비아 카운티 보안국의 칩 시먼스는 이날 30세 남성 재러드 스탕가를 어린이 납치 미수 및 무기 소지·가중 폭행 등의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스탕가는 전날 오전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홀로 스쿨버스를 기다리던 소녀를 납치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한 남성이 홀로 스쿨버스를 기다리던 11세 소녀를 납치하려고 시도하는 장면. [유튜브 캡처]

경찰이 공개한 방범 CCTV영상을 보면 풀밭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소녀 앞으로 흰색 차량 한 대가 다가왔다.

이후 차량에서 한 남성이 내리더니 소녀를 향해 달려갔다. 소녀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피하려 했지만, 남성에게 곧바로 붙잡혔다.

남성은 소녀를 들어 강제로 끌고 갔다. 그때 소녀가 강하게 몸부림쳤고, 그 바람에 남성이 자신의 발에 걸려 소녀와 함께 넘어졌다.

소녀가 발길질하는 등 강하게 저항하자 포기하고 도망가는 납치범. [유튜브 캡처]

남성은 끝까지 소녀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소녀가 남성을 향해 발길질하는 등 강하게 저항했고, 남성은 유괴를 포기하고 서둘러 자신의 차량으로 도망갔다. 소녀은 가방을 챙겨 남성과 반대 방향으로 도망쳤다.

시먼스는 이 모든 상황이 불과 몇 초 만에 벌어졌으며 당시 남성이 칼을 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소녀는 2주 전에도 버스정류장에서 스탕가가 접근해 와 불안해 했다. 소녀의 엄마는 학교에 그 사실을 알리고 줄곧 아이를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 줬었다. 소녀는 이날 처음으로 보호자없이 홀로 버스정류장에 나갔다가 변을 당할 뻔했다. 소녀는 찰과상과 정신적 충격을 받았지만, 보호자와 함께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남성은 소녀를 강제로 끌고 가려했지만 제 발에 걸려 넘어졌고, 이후 소녀가 발길질을 하며 강하게 저항하자 포기하고 도망쳤다. [유튜브 캡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이날 한 편의점 CCTV에 찍힌 스탕가를 발견하고, 차량 번호를 입수해 행적을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범행에 쓰인 흰색 차량의 범퍼를 검은색으로 칠해 놓았다. 하지만 사건 당시 소녀가 갖고 놀던 푸른색 지점토(Slime)가 스탕가의 팔에서 묻어 있던 것을 증거로 그를 체포했다. 조사 결과 그는 미성년자 성폭력을 포함해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변호인은 아직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시먼스는 "소녀가 납치범에 대항하지 않고 포기했더라면 끔찍한 결과로 끝났을 것"이라며 부모와 교사에게 "자녀들과 등하굣길 안전 지침을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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