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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 같은 ‘무궁생활’ ‘너귀엽다’…교묘한 ‘위장 한류’ 판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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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 상표ㆍ제품을 대놓고 통째로 베끼는 ‘짝퉁 한류’뿐만 아니라, 한국 제품인 것처럼 포장한 외국산 제품인 ‘위장 한류’도 골칫거리다.

브랜드 마크에 KR, 포장엔 한글 #조악한 품질로 한국산 명성 먹칠

해외 현지에서 판매되는 이런 ‘위장 한류’ 제품의 낮은 품질은 외국 소비자에게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키고, 한국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소지가 있어서다.

주요 '위장 한류' 기업들의 로고.

주요 '위장 한류' 기업들의 로고.

19일 유통업계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중국의 생활용품점 MUMUSO(무궁생활)가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본사가 중국 상하이에 있는 중국 기업임에도 브랜드 마크에 ‘KR’을 사용하고 한국 제품ㆍ디자인을 모방하고 있다. 제품은 중국기업 것인데, 포장에는 엉터리 한글 및 한국 관련 로고를 새겨 유통하기도 한다. 무궁생활은 지난해 우루과이ㆍUAE에 매장을 여는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업체 Ilahui(연혜우품)도 유사한 형태로 주요 국가에 매장을 내고 영업하고 있다. 로고에는 ‘KOREA’를 달아 한국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이밖에 KIODA(너귀엽다)ㆍYOYOSO(한상우품)ㆍMINIGOOD(삼무)ㆍXIMISO(희미성품) 등이 한류에 편승해 동남아에서 성업 중이다. 문법이 맞지 않는 한글을 쓰거나 한국 제품ㆍ디자인을 표절한 제품을 파는 이들은 현지에서 한국 브랜드로 오인되고 있다.

'위장 한류' 기업이 판매하고 있는 중국산 제품들. 어색한 한글 표현이 눈에 띈다.

'위장 한류' 기업이 판매하고 있는 중국산 제품들. 어색한 한글 표현이 눈에 띈다.

한국 법원은 2019년 무궁생활과 연혜우품의 한국법인에 대해 해산명령을 내렸다. 해외에서 한국제품을 모방한 상품 등을 대규모로 판매하면서 현지 특허당국의 단속ㆍ제재를 피하기 위해 국내에 유령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특허청ㆍ산업통상자원부 등도 주요국 정부에 조사ㆍ단속을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후 한복을 입고 제품을 홍보하거나, 한국 브랜드임을 명시하는 등의 노골적인 한국 흉내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한국의 브랜드ㆍ제품을 교묘히 카피한 경우가 많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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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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