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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일터의 뉴노멀, 비대면과 디지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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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앞당긴 디지털 전환이 사회·경제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다.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됐고,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일자리 형태가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업의 스마트화도 빨라졌다. 디지털 혁신이 없는 기업은 살아남기 어려워졌고, 청년·근로자들은 디지털 역량을 요구받고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중장기 인력수요 전망’에서 2035년까지 최대 140만 명의 고용 변화가 있으며, 신기술·고숙련 인력수요 확대에 대비해 인적 자본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OECD는 보고서에서 한국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9%, 전체 고용의 80% 이상을 담당하지만 직업 훈련 참여율과 디지털 활용 정도는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진보에 따른 신기술·신산업 분야 전문인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근로자의 디지털 역량을 키워주는 직업능력개발이 당면 과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다양한 직업능력개발 서비스로 디지털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고숙련 일·학습병행(선취업·후학습)을 확대해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융합형 첨단기술 중심의 미래 유망 분야 인재를 양성한다. 또 중소기업 재직자와 청년 등에게 디지털 융합 훈련을 제공해 변화된 노동시장 적응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전국 5곳에 거점형 디지털 융합 공동훈련센터(K-Digital Platform)도 신설했다. 직업능력개발 운영 방법도 개선한다. 사업계획 다년 승인제 도입, 훈련 비용 지급 지능화 등 규제 합리화와 절차 간소화로 중소기업의 훈련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공단은 디지털 역량과 인프라를 사업 전반에 접목해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 국가자격증 발급, UT(Ubiquitous Test) 도입 등 자격검정 플랫폼을 디지털화하고,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외국인력 스마트 선발 체계도 구축 중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일터와 일하는 방식은 변했고, 비대면·디지털은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디지털 분야 일자리 창출과 직업능력개발이 시급하다. 근로자·구직자가 디지털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 미래 성장의 모멘텀으로 삼는 동시에 고용안정의 기반이 되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 종식 후 경제 회복을 뒷받침할 핵심 인재를 단기간에 육성하기는 쉽지 않다. 전 생애에 걸친 직업능력개발을 통한 디지털 인적 자본의 축적이 필요한 이유다. 기술의 내용이 무엇이든 이를 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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