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60년 프로젝트 ‘온실가스 0’…한국에 주어진 건 32년뿐

중앙일보

입력 2021.05.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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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유럽연합(EU)은 60년, 미국은 43년, 일본은 37년, 한국은 32년. 나라별로 온실가스 배출이 정점에 도달한 때부터 탄소중립 완료 목표인 2050년까지의 기간이다. 한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까지 남은 시간이 훨씬 촉박하다는 뜻이다.

배출 정점 기준부터 2050년까지
한국, 유럽·미국·일본보다 더 촉박
탄소배출 많은 제조업 비중도 커
30일 국내서 첫 기후 관련 정상회의

온실가스 배출 정점(탄소 중립).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온실가스 배출 정점(탄소 중립).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온실가스 감축은 올해 국제사회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이달 말에 한국에서 열리는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기후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영국, 일본 등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들은 강화된 감축 목표를 내놓으면서 탄소중립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해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음 달까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한 뒤에 이를 토대로 올해 안에 에너지·수송 등 부문별 추진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지만,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건 쉽지 않은 과제다. 실제로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대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1990년 2억9220만t(톤)에서 2018년 7억2760만t으로 28년 새 2.5배로 증가했다. 노후석탄발전소 폐지와 온실가스 배출거래제 등의 효과로 2019년에 처음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년 대비 3.4% 감축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P4G 서울 정상회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P4G 서울 정상회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1990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에 이른 유럽연합(EU)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시점까지 60년의 시간이 있지만, 이제 막 배출 정점을 지난 한국은 32년 안에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미국(43년)과 일본(37년)보다도 더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려야 한다는 뜻이다. 탄소배출이 많은 제조업의 비중 역시 한국은 28.4%(2019년 기준)로 EU(16.4%), 미국(11%), 일본(20.3%)보다 크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2035년까지 발전 부문에서 석탄을 포함한 화석연료를 퇴출하고,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2017년 대비 24.4%에서 50%까지 상향 조정하는 등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감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30~31일 국내에서 열리는 P4G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그동안의 탄소중립 성과와 전략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 대한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방침이다. P4G는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려는 글로벌 협의체다. 올해에는 ‘포용적인 녹색 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주제로 4개 대륙 12개 국가 정상들이 화상으로 참여한다. 기업과 시민단체도 논의에 참여해 행동 중심의 민관협력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다른 기후대응 회의와 차별점을 갖는다.

P4G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기후 관련 정상회의다. ▶물 ▶순환경제 ▶에너지 ▶도시 ▶식량·농업 등 다양한 분야별 논의를 거쳐 참여국의 기후 행동 의지를 담은 ‘서울선언문’이 채택된다. 특히, 중견국가들이 중심이 되는 이번 회의가 개발도상국의 기후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발도상국이 마음 편하게 탄소중립을 진행하려면 전초가 되는 P4G 회의가 중요하다”며 “선언되는 내용은 이후 여러 국제회의에서도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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