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검증 본격화한다...항공대, 사전타당성 조사 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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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 부산시]

가덕도신공항을 둘러싼 예상 수요와 사업비 규모 논란 등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한다. 여러 논란에 대한 답을 내놓게 될 사전타당성조사(사타)를 맡을 기관이 최근 선정됐기 때문이다.

항공대와 유신 등 컨소시엄 선정돼 #내년 3월까지 수요,사업비 등 조사 #수요 2.3배, 화물은 최대 57배 차이 #"사타 나오면 사업타당성 다시 봐야"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사전타당성검토 연구'용역 개찰결과, 단독으로 응찰한 한국항공대학교산학협력단이 용역수행기관으로 정해졌다. 항공대 교수진과 유신, 한국종합기술 등 엔지니어링업체가 콘소시엄을 이뤘다.

용역 기간은 계약 후 10개월로 내년 3월쯤 완료 예정이며 용역비는 18억원가량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4월 6일과 28일 두 차례 입찰공고를 냈으나 제안서를 접수한 곳이 항공대 컨소시엄뿐이어서 유찰됐다.

국내에는 공항 관련 용역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데다가덕도신공항 사타는 워낙 민감하고 논란인 사안이라서 입찰에 선뜻 나서지 않은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항공대 컨소시엄은 국토부와 계약을 마치는 대로 사타 용역에 착수하게 된다. 국토부가 제시한 '과업지시서'에 따르면 사타에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관련 각종 여건 분석 및 전망 ▶수요예측 ▶시설 규모 산정 ▶시설입지 및 배치 ▶총사업비 등 추정 ▶ 대안별 세부평가 및 최적 대안에 대한 타당성 평가 등이 이뤄진다.

가덕도신공항을 둘러싼 논란거리는 많다. 우선 사업비 규모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주장해온 부산·울산·경남(부울경)에서는 영남권 관문공항을 만드는데 7조 5000억원이면 된다는 입장이다. 활주로는 한 개만 건설한다는 전제에서다.

하지만 국토부는 가덕도공항특별법 논의 과정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건설 규모에 따른 3가지 시나리오별로 12조8000억~28조6000억원이 든다고 추정했다.

심지어 활주로 한개짜리 공항을 짓더라도 예상 사업비는 12조8000억원으로 부산시 추산보다 5조2000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활주로 2개로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수용하는 시나리오는 15조8000억원, 여기에 군 시설까지 이전하는 경우는 28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부산 울산 경남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반대 전국 공동행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중앙일보]

예상수요에서도 차이가 크다. 부산시는 2056년 기준으로 가덕도신공항의 국제선여객을 연간 4600만명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정부의 김해신공항예비타당성조사(예타)와 기본계획안의 예상치는 절반에 못 미치는 1940만명과 2006만명이다. 화물 전망치도 부산이 예타와 기본계획안보다 최대 57배나 높게 추정했다.

여객과 화물예상 수요는 활주로 크기와 개수, 여객터미널 면적 등 신공항의 적정 규모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는 “사타에서 사업추진의 위험요소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될 테니 그 결과를 놓고 사업 타당성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여부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가덕도신공항이 진해비행장과 공역이 중첩되는 데다 가덕도가 외해(육지로 둘러싸이지 않은 먼바다)에 직접 노출돼 조류ㆍ파도 등의 영향으로 공사가 쉽지 않고 기초지반이 내려앉는 부등침하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또 대규모 산악절취를 통한 해양매립으로 생태 자연과 해양생태계 훼손 가능성도 지적된다.

주종완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사타 용역을 밀도 있게 관리하면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통해 의견수렴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