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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청소 아닌 中킬러위성?…美인공위성 필사의 숨바꼭질 [Focus 인사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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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쓰레기

우주 쓰레기

지난 9일 오전 중국이 발사한 창정(長征) 로켓의 잔해가 인도양에 속하는 아라비아해에 추락했다. 사람이 사는 지상에 추락하지 않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중국에 우주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고 요구하며 비판했다.

중국, 우주 쓰레기 지구 추락 방치 #향후 유일한 우주정거장 보유 전망 #우주 쓰레기 제거 킬러 위성 악용도

이번에 추락한 우주선 파편은 중국이 지난달 29일 하이난(海南) 섬 원창(文昌) 위성 발사센터에서 쏜 창정 5B 로켓에서 나온 것이다. 창정 5B 로켓은 우주정거장용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 하늘의 조화라는 뜻)를 실었다. 창정 5B는 길이 53.7m, 이륙중량 849t으로 22t의 탑재물을 지구 저궤도로 보낼 수 있다.

창정 5B에 탑재했던 텐허는 지름 4.2m, 길이 16.6m, 무게 24t이며, 고도 340~450㎞ 사이의 저궤도에서 10년간 작동할 예정이다. 중국은 2022년 말까지 11차례 더 로켓을 발사할 예정으로, 텐허에 원톈(問天)과 멍톈(夢天)이라는 과학실험용 모듈을 붙여 우주정거장을 완성할 예정이다.

중국은 우주정거장 건설 완료를 목표로 내년 말까지 11차례 로켓을 발사해 필요한 부품을 우주로 보내려 계획하고 있다. 우주정거장이 완성되면 3명의 우주인이 최장 6개월까지 우주에 머물 수 있다.

2020년 7월 발사된 중국의 창정 5B 로켓. [사진 중국 국방부]

2020년 7월 발사된 중국의 창정 5B 로켓. [사진 중국 국방부]

1998년부터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운용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는 2024년 퇴역할 예정이고, 후속 우주정거장에 대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만약 2024년 계획대로 ISS가 퇴역하면 중국이 지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유지하는 유일한 국가가 된다.

중국, 유일한 우주정거장 보유국 전망

문제는 이번 창정 5B 파편의 지구 낙하와 같은 사건이 중국에게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8년에는 2011년 발사한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1호가 지구로 추락했다. 2016년 발사된 톈궁 2호는 2019년 지구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졌다.

중국이 추진 중인 유인 우주정거장 톈궁 조감도. [사진 중국국가항천국]

중국이 추진 중인 유인 우주정거장 톈궁 조감도. [사진 중국국가항천국]

지난해 5월에는 창정 5B가 우주인들을 싣고 발사된 뒤 통제 불능 상태로 파편이 지구에 떨어졌다. 당시 타고 남은 금속 파편 일부가 코트디부아르 시가지에 떨어졌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중국은 여러 건의 우주 물체 지구 추락에도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만 반복하면서 세계 여러 국가의 공분을 사고 있다.

중국은 위성 요격 실험을 하면서 파편을 궤도에 뿌려 다른 위성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중국은 2007년 사용 기한이 다한 펑윈(風雲) 1C 기상위성을 인공위성 요격미사일로 파괴했다. 2015년 10월 말에도 위성 요격 미사일 실험을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수많은 파편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2007년 실험 당시 레이더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파편만 약 3000여 개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2013년 러시아 인공위성과 충돌했고 위성이 궤도를 이탈하게 하였다.

로봇팔을 갖춘 우주쓰레기 처리 위성. [사진 유럽우주기구]

로봇팔을 갖춘 우주쓰레기 처리 위성. [사진 유럽우주기구]

그러나 지구 궤도 위성을 요격하는 실험은 중국 외에도 미국은 1958년, 러시아는 소련 시절이던 1964년 그리고 인도는 비교적 최근인 2019년에 실시했다. 어느 한 나라만 비난할 성격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중국의 연이은 우주 물체 지구 추락

지구궤도에는 국제우주정거장과 인공위성처럼 작동하는 우주 물체 외에 엄청난 양의 우주 쓰레기도 떠돌고 있다. 러시아의 로스코스모스 산하 연구소의 전문가는 지구 궤도에 작동 중인 우주장치 약 3000톤과 함께 우주선 파편 등 우주 쓰레기가 약 7000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우주 쓰레기는 크기가 1㎝ 미만에서 수 m까지 다양하다. 또한,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 로켓이나 부스터, 그것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 우주 비행사가 놓친 공구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으로 진입하여 불타 없어지기도 하지만, 우주 공간에 계속 남아 있는 것도 상당수다.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서 미국·러시아·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그리고 중국도 작살·그물 등을 장착한 쓰레기 처리 위성이나 로봇 팔로 지구 중력권으로 떠미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2015년 10월 말 중국이 발사한 DN-3 위성 요격 미사일의 궤적. [사진 chinamil.com.cn]

2015년 10월 말 중국이 발사한 DN-3 위성 요격 미사일의 궤적. [사진 chinamil.com.cn]

우주 쓰레기 제거 기술이 킬러 위성으로 악용될 우려

그러나 우주 쓰레기 제거를 위한 기술이 다른 나라의 위성을 방해하거나 파괴하기 위한 킬러 위성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16년 6월 중국은 하이난섬에서 창정 7호 로켓에 우주 쓰레기 처리용 위성을 탑재하여 발사했다. 중국 항공우주 과학기술공사 담당자는 로봇팔로 수명이 다한 위성을 모아 지구로 돌려보내 바다로 안전하게 추락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베이징의 천문 관측소 연구원은 로봇으로 우주 쓰레기를 모두 치우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청소 로봇이 군을 위한 잠재적인 대위성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킬러 위성에 공격당한 인공위성을 복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구 궤도에 있는 GPS 위성과 통신 위성 등에 크게 의존하는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은 우주 자산의 회복성을 위해 대형의 정지궤도 위성 대신 지구 저궤도에 다수의 소형 위성을 배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에서도 강대국 간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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