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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화상 63% 이겨낸 진짜사나이 "웬만한 스타보다 더 성형"

중앙일보

입력

영국 특수부대에서 근무하던 제이미 헐(45)은 14년 전 비행기 사고를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불이 붙어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뒤, 그에게 남은 것은 골절상과 장기파열, 그리고 전신 63%를 뒤덮은 화상이었다.

영국 특수부대에서 근무하던 제이미 헐(오른쪽)은 14년전 비행기 사고로 전신 63%에 화상을 입고 살아남았다. 그의 모습을 브론즈상으로 제작한 것(왼쪽)[인스타그램]

영국 특수부대에서 근무하던 제이미 헐(오른쪽)은 14년전 비행기 사고로 전신 63%에 화상을 입고 살아남았다. 그의 모습을 브론즈상으로 제작한 것(왼쪽)[인스타그램]

최근 영국 BBC와 더 선(The Sun) 등은 끔찍한 비행기 사고를 겪은 뒤 다시 일어선 특수부대원 제이미 헐의 삶을 보도했다.

제이미 헐은 최근 자신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을 출간했다. [인스타그램]

제이미 헐은 최근 자신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을 출간했다. [인스타그램]

지난 13일 그는 회고록『라이프 온 어 스레드(Life On A Thread)』를 출간했다.

비행기 사고 이겨낸 특수부대원 제이미 헐 #"살 확률 5% 밖에 안 돼"…수술에만 28억원

사고 후 살아남기 위해 애썼던 순간들이 돌이켜보니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줬다는 내용이다.

제이미 헐은 5월 13일 자신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을 출간했다. [아마존닷컴]

제이미 헐은 5월 13일 자신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을 출간했다. [아마존닷컴]

그는 어릴 적 말썽꾸러기 소년이었다. 학교 성적도 좋지 않았고, 대마초를 피운 적도 있다. 질 나쁜 친구들과 어울렸던 그는 "이대로라면 감옥에서 내 인생을 끝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었다.

사고를 당하기 전 제이미 헐의 모습 [IDC 코타오 홈페이지]

사고를 당하기 전 제이미 헐의 모습 [IDC 코타오 홈페이지]

16세에 새 삶을 살기로 결심한 그가 택한 건 군인의 길이었다.

특수부대원으로 일하던 그는 불의의 비행기 사고를 겪었지만 살아남았다. [인스타그램]

특수부대원으로 일하던 그는 불의의 비행기 사고를 겪었지만 살아남았다. [인스타그램]

그는 군사교육단을 거쳐 특수 공군 부대에 합류했다. 마침 그가 속한 부대가 아프가니스탄으로 파견되기 직전이었다. 파견 전에 미리 비행기 조종을 배워두어야겠다는 생각에 헐은 비행기를 타기 시작했다.

그는 재활과정에서 해리 왕자(왼쪽)와 만남을 갖기도 했다. [IDC 코타오 홈페이지]

그는 재활과정에서 해리 왕자(왼쪽)와 만남을 갖기도 했다. [IDC 코타오 홈페이지]

2주간의 훈련을 끝마치고 비행기를 홀로 조종하며 돌아가던 중, 불의의 사고로 엔진에 불이 붙었다.

헐이 조종하던 비행기는 1000피트(304m) 상공에서 불길에 휩싸인 채로 30피트(9.1m)까지 급하강했다. 그는 지상 15피트(4.5m)가 됐을 때 비행기 조종석에서 기어나와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제이미 헐은 현지 언론에 "불붙은 비행기에서 뛰어내렸을 때 살 확률은 5%도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비행기는 습한 잔디밭으로 떨어져 헐은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사고 후유증은 심각했다. 간이 찢어지고 쇄골과 얼굴에 심각한 골절상을 입었다. 3도 화상이 전신의 63%를 뒤덮었다. 미국에서 집중치료를 위해 그가 쓴 돈은 180만 파운드(28억원)에 달했다.

사고 전의 모습(왼쪽)과 사고 후의 모습 [더 선]

사고 전의 모습(왼쪽)과 사고 후의 모습 [더 선]

한때 그는 스위스에서 진행할 수 있는 안락사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치료 과정은 고통스러웠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재활은 끝나지 않았다. 62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여전히 피부 레이저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후 트라우마에서 회복하기 위한 정신과 치료도 남아 있다.

떠올리기도 싫은 기억이지만, 제이미 헐은 이제 “난 어지간한 할리우드 스타보다 더 많은 성형수술을 받고 살아남았다”며 웃으며 말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그는 재활을 위해 62차례의 수술을 거쳤다. [페이스북]

그는 재활을 위해 62차례의 수술을 거쳤다. [페이스북]

비행기 사고는 얼굴과 몸에 화상 자국을 남겼지만, 그의 인생까지 빼앗지는 못했다.

그는 이제 스쿠버 다이빙을 가르쳐줄 정도로 회복된 상태다. [헬프 포 히어로스 홈페이지]

그는 이제 스쿠버 다이빙을 가르쳐줄 정도로 회복된 상태다. [헬프 포 히어로스 홈페이지]

제이미는 열기구를 조종하는 법을 배웠고, 스쿠버 다이빙을 가르칠 정도로 회복됐다. 사고를 겪은 뒤 그는 연사로 나서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삶에 대해 강연하며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자선단체인 '헬프 포 히어로즈'의 홍보대사로 일하며 수천 파운드를 모금한 적도 있다.

태국 코타오 학교 아이들에게 강연을 했던 제이미 헐(앞줄 가운데) [인스타그램]

태국 코타오 학교 아이들에게 강연을 했던 제이미 헐(앞줄 가운데) [인스타그램]

그는 "사고 후 내가 가진 희망은 씨앗처럼 작았지만 그 씨앗은 조금씩 자라나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게 해줬다"면서 "여러분들도 어려움이 있을 때, 버티면서 믿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혼이지만 가정을 갖는 것이 장래의 꿈"이라고 밝혔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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