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협상, 하향·상향식 모두 고려…최종 목표 CVID 돼야”

중앙일보

입력 2021.05.1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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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8일 최종현학술원·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동북아의 미래와 한·미 동맹’ 보고서 발간 기념 비대면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 [유튜브 캡처]

18일 최종현학술원·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동북아의 미래와 한·미 동맹’ 보고서 발간 기념 비대면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 [유튜브 캡처]

최종현학술원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8일 발간한 ‘동북아의 미래와 한·미 동맹’ 보고서에서 “대북 협상은 하향식(Top-down) 접근법과 상향식(Bottom-up) 접근법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양쪽을 모두 고려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협상은 실무 협상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야 하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지도자의 결단이 있어야 실질적 조치 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종현학술원·CSIS 공동 보고서
이홍구 “중국에 책임감 촉구해야”
존 햄리 “한·미·일 분열, 3국 다 손해”
최태원 “미·중, 보호주의 굴복 안 돼”

최종현학술원·CSIS가 공동 발족한 동북아·한반도 공동위원회는 지난 6개월간 네 차례 콘퍼런스를 열고 ▶북핵 협상 ▶한·미 동맹 ▶대중(對中) 전략 ▶한·미·일 3국 협력 등을 주제로 한·미의 전직 고위 관료와 학자 등 27인의 의견을 정리해 보고서를 냈다. 한국 측에선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박인국 최종현학술원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미국 측에선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조셉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존 햄리 CSIS 소장 등이 참여했다.

최태원

최태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보고서 발간을 기념해 열린 세미나에서 “이번 보고서가 한·미 양자 관계의 회복력과 가치를 발굴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수년 전 조셉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님은 킨들버거 함정이라는 개념에 대한 논문을 출간했다”며 “미·중 양국은 이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하며 보호주의에 굴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킨들버거 함정이란 새롭게 부상한 패권국이 기존 패권국과 같은 리더십을 구현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국제적 위기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북핵 협상의 최종 목표이자 원칙이 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이 꺼리는 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써왔다. 바이든 행정부도 최근 마련한 새로운 대북정책에서 같은 표현을 쓰기로 했다.

이홍구

이홍구

보고서는 “한·미는 북한 비핵화를 최대한 빨리 달성하기 위한 공통 전략과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행은 점진적으로 이뤄지더라도 포괄적 합의를 추구해야 하는데, 합의의 최종 상태는 CVID임을 북한 측에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 동맹이 북한과의 외교 협상을 해 나가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방어 태세를 함께 강화해 나가는 전략적 혼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승조 전 합참의장은 “군사적인 관점에서 봤을 땐 확장억제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 한·미 동맹은 전력 배치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핵 의사결정 체계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과 관련해 중국을 ‘책임감 있는 행위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중국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도록 방조하면서 책임을 저버렸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한·일 등 민주주의 파트너와 함께 외교적 공세력을 발휘해 중국이 ‘책임 있는 강대국’이 되도록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일 양국은 아시아에서 민주적 거버넌스와 시장경제의 훌륭한 모델이므로 바이든 행정부가 한·일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존 햄리 소장도 “워싱턴에선 한·미·일 3국 관계의 분열은 세 국가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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