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씨 목격자조사 첫 발표는 12일전…말로 보는 '경찰 수사'

중앙일보

입력 2021.05.18 19:00

업데이트 2021.05.18 19:11

경찰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다 실종된 뒤 숨진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사건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경찰로서도 부담이 큰 사건이었다. 속시원한 수사 내용이 발표되지 않자,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경찰 수사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경찰이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음모론까지 나왔다.

경찰은 18일 "지난달 25일 오전 4시 40분쯤 현장 인근에서 낚시하던 일행 7명이 '불상의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는 제보가 있어 본 사건과의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씨가 한강에서 발견된 경위를 파악하는 데 열쇠가 될만한 내용이다. 지난 4월 25일 새벽 정민씨 실종 이후 28일 만이다.

앞서 경찰이 "목격자 4개 그룹, 6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말한 날은 지난 6일이다. 서울경찰청·서초경찰서 등은 정민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30일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수사 진행 상황을 언론에 밝혀왔다. 경찰의 지금까지 수사 과정에서 밝힌 발언내용을 정리했다.

4월 30일 : "상황 확인해 사고인지 사건인지 판단"

"장례 절차를 마친 뒤 실종 당시 친구와 마셨던 술의 양을 비롯한 당시 상황을 확인해 사고(실족사)인지 사건인지를 판단할 것이다."

지난달 29일 반포한강공원에 걸려 있는 '실종된 아들을 찾는다'는 현수막. 정진호 기자

지난달 29일 반포한강공원에 걸려 있는 '실종된 아들을 찾는다'는 현수막. 정진호 기자

5월 1일 : "국과수 1차 부검, 사인 확인 불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1차 부검결과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구두소견을 냈다. 약 15일 뒤 정밀검사 결과가 나온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의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와 구조견이 시신이 수습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의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와 구조견이 시신이 수습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5월 3일 : "CCTV 뛰는 男 3명은 관련 없다"

"편의점 옆 자전거 대여소 폐쇄회로(CC)TV 속 뛰어가는 남성 3명은 동네 선후배 사이인 고교생 1명과 중학생 2명으로, 정민씨 실종과 무관하다. 이 3명은 새벽 시간대에 한강공원에서 뛰어다녔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당시 누군가 옆에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고, 누군가와 다툼을 벌인 일도 없다고 진술했다."

"친구 A씨도 필요하면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강변을 뛰어가는 3명의 남성이 정민씨 실종과 연관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강변을 뛰어가는 3명의 남성이 정민씨 실종과 연관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5월 5일 : "A씨 '취해서 정민씨 폰 갖고 갔다' 진술"

"친구 A씨가 갖고 있던 정민씨의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A씨는 취한 상태에서 정민씨의 휴대폰을 들고 귀가했다고 진술했다."

"한강공원 인근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보하고 당일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5월 6일 : "목격자 6명 조사, 일관된 진술 있다"

"목격자 4개 그룹, 6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날 현장 상황에 대해 사람들이 일관되게 진술하는 부분이 있다."

"'정민씨와 친구 A씨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통화내역 등을 분석 중이고, 현장 주변에서 모두 54대의 CCTV 영상을 확보해 정밀 분석 중이다. 당시 한강공원을 출입한 차량 133대를 특정했으며,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분석할 것이다. 정민씨가 한강공원에서 벗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수교 북단 지역 CCTV도 확인했다."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한강공원과 인근 수중 수색을 하고 있다. 오늘은 한강경찰대를 추가로 투입해 수색 중이다. A씨의 휴대전화 기종은 '아이폰 8'으로, 색상은 '스페이스 그레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재 단계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히 다 짚어보겠다. 필요할 경우 A씨를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해군 군사경찰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잠수복을 입고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해군 군사경찰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잠수복을 입고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5월 7일 : "A씨 신발 버린 경위 확인했다"

"6일 목격자 1명을 더 불러 진술을 들었다. 현재까지 총 5개 그룹, 7명을 조사했다. 목격자 진술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

"친구 A씨가 당시 신은 신발을 버린 경위 등 제기된 의혹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A씨 아버지에게 신발을 버린 이유를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확인해드릴 수는 없다."

5월 8일 : "A씨 휴대전화 등 유류품 수색 계속"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비롯한 유류품을 찾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하고 있다."

5월 10일 : "휴대폰 속 '골든'은 가수 언급한 것"

"9일 A씨와 그의 아버지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는 9시간이 넘게 진행됐으며, A씨와 그의 아버지는 별도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다만 현 상황에서 이들의 진술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

"A씨 어머니의 휴대전화도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 작업을 했다. (정민씨 실종 당일) 오전 3시 30분 전후로 A씨와 통화한 내역 등이 있어 지난주 후반에 임의제출을 받았고, 주말 전 포렌식 작업을 완료했다."

"정민씨 휴대전화 속 동영상에서 정민씨가 A씨에게 말한 '골든 건은 네가 잘못했어'는 '골든'이라는 가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레이블' 등 힙합 용어들이 나온 것을 봐서 서로 우호적인 상황에서 공통 관심사를 이야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술자리 이후 정민씨의 동선 일부를 추정할 수 있는 촬영물을 확보했다. 실종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가치 있는 제보를 받아 정밀하게 분석 중이다."

"수사가 늦었다는 부분에는 동의할 수 없다. 기초 자료가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에서 조사해야 하는데, 수사 전환 시점으로부터 (A씨 조사까지) 일주일이다. 서초경찰서 강력팀 7개 팀 전체와 서울경찰청, 한강순찰대와 기동대에서도 매일같이 관련 증거 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떤 예단 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故 손정민씨 추모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故 손정민씨 추모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5월 11일 : "오전 3시 40분~4시 30분 동선 집중 파악"

"마지막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통해 실종 당일 오전 3시 40분부터 A씨가 홀로 한강공원을 떠난 오전 4시 30분까지 50분간 두 사람의 동선을 집중적으로 파악 중이다."

5월 12일 : "정민씨와 A씨 함께있는 사진 확보"

"정민씨 일행과 가까운 거리에서 약 50분간 머물렀던 목격자 2명 구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목격자는 '정민씨가 바닥에 누워 있었고, A씨가 인근을 서성이다가 다시 정민씨 옆에 누웠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 장면을 1차례 촬영한 사진도 제출받았다."

"목격자 중 진술이 일치하는 3명을 대동해 한강공원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누군가 구토하는 모습을 봤으며, 잠든 사람을 깨우는 것도 목격했다' '오전 3시 40분쯤 정민씨는 자고 있었고, 친구 A씨가 그 곁에 서 있는 걸 봤다' '당시 A씨가 정민씨를 깨우고 있었고, A씨가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것 같았다'는 취지의 목격자 진술도 받았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 난간에 고 손정민 씨를 추모하는 메모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 난간에 고 손정민 씨를 추모하는 메모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5월 13일 : "정민씨 혈중알코올농도 유족에게만 알려"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정민씨의 사망 원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는 부검 감정서 받았다. 국과수는 정민씨의 머리 부위에서 발견된 2개의 상처는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6개 그룹, 목격자 9명을 조사한 결과 '정민씨와 A씨가 사고 당일 오전 2시부터 3시 38분까지 반포 한강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같이 누워 있거나 구토하는 것을 보았다'는 다수의 진술을 확보했다. 한 목격자는 오전 4시 20분쯤 '친구 A씨가 혼자 가방을 메고 잔디 끝 경사면에 누워 잠든 것을 확인한 뒤 깨웠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의 행적이 공통으로 확인되지 않고 4시 20여 분경 A씨만 자는 상태로 발견돼 오전 3시 38분 이후 두 사람의 행적을 재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민씨와 A씨는 지난달 24일부터 25일 새벽까지 편의점에 여러 차례 방문해 360ml 소주 2병과 640ml짜리 페트 소주 2병, 청하 2병, 막걸리 3병 등 모두 9병을 구매했다. 하지만 구매한 술을 모두 마셨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누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정민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유족에게만 알렸다."

"실종 시간대 한강공원을 출입한 차량 총 154대를 특정해 블랙박스를 확보하고, 출입한 사람들에 대해 일일이 탐문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해당 시간대를 탐문하던 중 굉장히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제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5월 13일 "두 사람 다퉜다는 목격자 진술 없어"

"정민씨와 A씨가 다투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은 나오지 않았다."

"해당 시간대 한강에 있었던 차량 등을 상대로 탐문 조사를 하던 중 가치 있는 제보를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 CCTV와 블랙박스 분석, 추가 목격자 조사 등을 통해 수사를 이어나갈 것이다."

"A씨는 왜 경사면에서 자고 있었는지, 누가 깨웠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5월 17일 : 경찰청장 "원칙 따라 철저히 수사"

김창룡 경찰청장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

18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고 손정민 씨의 추모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고 손정민 씨의 추모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5월 18일 : "한강 들어가는 男 봤단 목격자 확보" 

"지난달 25일 오전 4시 40분쯤 현장 인근에서 낚시하던 일행 7명이 '불상의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는 제보가 있어 본 사건과의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들은 '무릎부터 서서히 잠기더니 마치 수영하듯 들어가서 이분들(목격자들)은 응급 구조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목격자 7명을 모두 조사했고, 제보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현장 조사까지 했다. 입수자의 신원이 아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추가 목격자 확보와 주변 CCTV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

"수사 초기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있어 수사에 불필요한 혼선이 발생하거나 수사력이 분산되는 등 다소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경찰은 사망 전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보다는 경찰 수사를 믿고 결과를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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