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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 또 비 온다는데…기상청 비 예보 얼마나 정확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많은 비가 내린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인근에서 한 시민이 비닐봉지로 비를 피하며 뛰고 있다. 연합뉴스

많은 비가 내린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인근에서 한 시민이 비닐봉지로 비를 피하며 뛰고 있다. 연합뉴스

30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20일부터는 또다시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석가탄신일인 19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밤부터 차차 흐려져 20일은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0일 새벽에 제주도와 남해안에서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는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충청·남부 지방, 밤에는 그 밖의 전국에 비가 오겠다”며“비는 21일까지 이어지는 곳이 많겠다”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19일에는 낮 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25~29도로 평년보다 3~4도가량 높아 덥겠지만, 20일에는 구름이 많고 비가 내리면서 낮 기온이 전날보다 4~5도가량 낮은 20~25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기상청 비 예보 90% 이상 맞는다고?

기상청 예보 정확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기상청 예보 정확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달 들어 비구름이 한반도를 자주 통과하면서 2~3일에 하루꼴로 비가 내렸다. 서울의 경우 18일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8일 동안 비가 내렸고, 16일에는 66㎜에 이르는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비 예보가 잦다 보니 출근길에 우산을 챙겨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다면 기상청의 비 예보는 얼마나 정확할까.

기상청은 전국 247개 지점을 대상으로 비를 3시간 단위로 구분한 뒤, 강수량이 0.1㎜ 이상 기록했을 때를 기준으로 정확도를 평가한다. 강수 위치가 다르거나 시작 시각이 3시간 차이가 나면 비 예보가 빗나간 것으로 평가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기상청의 강수 유무 정확도(ACC)는 2106년 이후로 9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지난해는 전년보다 수치가 다소 떨어졌지만 91.4%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여름철 장마 기간 비가 좁은 띠 형태로 나타나면서 강수량의 지역 차가 매우 컸기 때문에 정확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 해도 정확도가 90%가 넘는다는 건 기상청의 예보가 실제 날씨와 같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걸 맞춘 것까지 포함한 수치다. 그렇다 보니 실제 체감하는 것보다 기상청의 비 예보 정확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을 빼면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는 어떻게 될까. 특정 지점에 비가 내리는 걸 실제로 맞추는 확률을 뜻하는 강수맞힘률(POD)은 지난해 0.69를 기록했다. 한 지역에 비가 내렸을 때, 3번 중 2번꼴로 기상청의 비 예보가 맞았다는 뜻이다.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의 경우 기상청의 비 예보 정확도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 예보관이 비의 위험 수준과 예측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수치예보모델보다 더 넓은 범위에 비 예보를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국장은 “실제로 집중호우가 나타나는 지역은 폭이 좁지만, 재해 방지를 위해 10~20%라도 비의 가능성이 있으면 경고를 해야 한다는 게 예보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국민 디자인단을 구성하는 등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국민 체감형 예보평가방법을 개발해 하반기부터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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