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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등교한다는데…"백신 휴가 눈치보여" 접종 꺼리는 교사들

중앙일보

입력 2021.05.18 15:49

업데이트 2021.05.18 15:56

13일 서울 용산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13일 서울 용산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오는 2학기 전면 등교 시행 의지를 밝혔지만 등교의 전제 조건인 교사 백신 접종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도 있지만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는 백신 휴가를 쓰기에 눈치가 보인다는 반응도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교원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특수교육·보건교사의 백신 접종률은 64.9%로 집계됐다. 지난달 12일 접종을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대상자의 3분의 1이 백신을 맞지 않은 것이다.

교육부는 2학기 전면 등교의 전제 조건으로 교사 백신 접종 완료를 꼽고 있다. 지난 12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면 등교 계획을 밝히며 “교사 백신 접종도 여름방학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질병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접종 동의율 69%…하루 신규 접종자 10명대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 백신 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시민들이 접종할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 백신 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시민들이 접종할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접종률이 낮은 이유는 교사들의 백신 접종 동의율이 69%에 그치기 때문이다. 접종에 동의한 교사 4만247명 중 93.9%는 이미 백신을 맞았다. 접종 동의자 대부분이 백신을 맞으면서 신규 접종자는 10명대로 줄었다.

교사들은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이유로 부작용과 수업 결손 우려를 꼽는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젊을수록 발열 등 백신 부작용이 크다고 들어서 걱정하고 있다"며 "또 수업을 빠뜨릴 수 없기 때문에 눈치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27일 시작하는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 접종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매일 등교·등원하는 유아를 담당하는데, 백신을 접종하려면 수업 결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교원단체, 접종 당일 백신 공가 촉구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서대문구 보건소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교사 백신 접종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서대문구 보건소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교사 백신 접종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런 우려로 정부는 교사가 접종 전후에 쓸 수 있는 '백신 공가'를 도입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교사에게 접종 당일 필요한 시간만큼 공가를 부여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관내 학교에 보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필요한 시간만큼'이라는 지침을 접종에 필요한 3~4시간만 휴가를 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적어도 하루는 보장해야 부작용 걱정을 않고 다녀올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교원 반발이 이어지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3일 교육부에 백신 공가를 접종 당일 하루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교총 측은 "초기 백신 접종 대상이 된 교사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당일 공가를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사노조 "일부 학교, 금요일 접종 강요"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인천 남동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뉴스1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인천 남동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뉴스1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에게 금요일에 백신을 맞도록 압박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일부 교장과 교감이 교사들에게 금요일 수업을 마치고 (백신) 공가를 쓰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금요일에 접종하면) 다음 날 이상 반응이 나타났을 때 주말에 응급실을 갈 수 밖에 없다"며 "금요일 오후 백신 접종 강요는 사실상 '백신 공가'를 무력화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교사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규 교육부 대변인은 "교원 접종은 등교 확대의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에 여러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방역 당국과 필요한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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